[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오이솔루션의 배당 전략, 일반주주 떠날라 '10년 개근'⑤최대 순손실에도 '특수관계자 제외' 배당, 자사주 추가 매입 가능성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14 08:24:02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이솔루션은 2014년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인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최대주주인 박찬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배당을 포기하고 일반주주 손에 배당금을 쥐여줬다. 그만큼 배당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최근에는 역대 두 번째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통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불황으로 인한 주가 하락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오이솔루션은 중·장기 주주 환원 대책 발표 계획은 없지만 향후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10년 연속 배당 실시…특수관계자, 올해 배당금 포기
오이솔루션은 올 3월 일반주주에게 주당 100원씩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금 총액은 7억5487만원이다. 시가 배당율은 0.8%다. 2014년 2월 상장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던 배당금 지급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에게 배당금을 주지 않는 차등 배당을 진행했다. 차등 배당은 지난해(일반 주주 주당 200원,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자 주당 150원)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지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아예 배당금을 받지 않은 건 처음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는 박찬 부회장이다. 지분율은 18.5%(196만7587주)다. 박용관 대표(7.6%, 80만7872주), 박 부회장의 동생인 박환 오이솔루션 부사장(0.99%, 10만5226주) 등이 뒤를 잇는다. 이들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은 27.6%다. 특수관계자가 받지 않은 배당금을 일반주주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2억9342만원이다.
실적 악화로 인한 재무적인 여유 부족이 특수관계자 0원 배당의 배경이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60억원, 영업적자 3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0.2% 줄었다. 영업적자 폭은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량 커졌다. 이익잉여금과 직결되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38억원이었다. 역대 최대 손실이다.
2022년부터 이어진 당기순손실은 배당금 지급의 근간인 이익잉여금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말 기준 오이솔루션의 이익잉여금은 546억원이었다. 2022년(909억원) 대비 39.9% 감소했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오이솔루션 경영진들은 주주 환원에 대해서 꾸준히 강조해왔다"며 "적자인 상황에도 기존에 주주 환원 관련 논의를 해왔던 부분들은 계속 진행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2년만에 시행한 자사주 매입…중장기 환원 계획 감감 무소식
이런 가운데 오이솔루션은 배당금 중심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던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달 9일 20억원을 들여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매입 기간은 내년 2월 8일까지다.
오이솔루션의 자사주 매입 역사는 길지 않다. 첫 자사주 취득 공시일은 2022년 3월 17일이다. 오이솔루션은 자사주를 담아가는 데에 30억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오이솔루션이 갖고 있던 자사주는 8908주였다. 무상 증자 후 단수주를 획득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었다. 지분율로 따지면 0.08%에 불과하다.
자사주 취득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오이솔루션 주식의 평균 가격은 3만1335원이었다. 그 다음달 평균가는 2만7681원으로 전월 대비 11.7% 급락했다. 그 해 3월 자사주 취득 공시 발표 이후 주가는 5월까지 평균 2만8000원대를 유지했지만 6월 2만5910원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완전히 저지하지 못 했다.
5G 망 투자 열기가 식은 탓이다. 지금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2일 1만2900원으로 장을 연 오이솔루션은 뚜렷한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다. 급기야 미국발 주식 폭락으로 '블랙 먼데이'를 맞이한 이달 5일 오이솔루션의 주가는 9620원까지 떨어졌다. 블랙 먼데이 충격을 일부 회복해 12일 1만750원까지 올렸지만 아직 연초 수준까지 회복하진 못 했다.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은 지속해 꺼내들고 있으나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은 아직이란 점도 눈에 띈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내부에 따로 주주 환원 기준은 있지만 정책 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기존에 해왔던 배당 등을 꾸준히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맺은 20억원 분량의 자사주 매입 계약은 100% 다 이행할 계획"이라며 "매입 체결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주가 등 여러 경영 상황들을 고려해 추가적인 매입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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