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금호타이어]15년만에 완전 민영화…부실기업 탈출①2010년 워크아웃, 2018년 더블스타에 매각…2024년 채권단 엑시트
고설봉 기자공개 2024-08-14 08:52:55
[편집자주]
금호타이어가 부활했다. 20여년 이어져온 채권단 관리 청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 아래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며 독자생존의 길을 열어가는 모습이다. 이익창출력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회복했다. 글로벌 생산·판매 채널 다각화로 포트폴리오 안정화도 이루고 있다. 과거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로 군림했던 금호타이어는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더벨은 금호타이어의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지속성장 가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15년여만에 부실기업 꼬리표를 완전히 뗄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 관리에 놓였던 금호타이어는 최근 완전 민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던 지분 매각을 시작했다.채권단의 지분 매각을 신호로 금호타이어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더블스타로 매각된 뒤 추진됐던 경영 정상화에 사실상 종지부가 찍히는 셈이다. 채권단 없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온전히 행사하며 금호타이어의 미래지속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15년만에 채권단 없이 홀로서기
KDB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사모펀드 등에 블록딜로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은 2133만9320주(7.43%)를 보유 중인데 우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매각한 뒤 순차적으로 잔여 지분을 모두 털어낼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블록딜을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1100만주를 매각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의 49.2%에 달하는 물량이다. 우리은행은 연내 추가로 블록딜을 통해 잔여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8일부터 17일까지 장내매도를 통해 총 29만1726주를 팔았다.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 지분의 5.91%에 해당하는 규모다. 향후 주가 추이를 살피며 추가로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은 총 19.17%다. 채권단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걸쳐 블록딜과 장내매도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주로 글로벌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이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내 일부 은행들의 경우 보유 지분율이 낮은만큼 블록딜 대신 시장에서 장내 거래를 통해 지분을 조금씩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도 장내매도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지분을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워크아웃…10여년 구조조정 거쳐 정상기업으로
금호타이어는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1위, 세계 10위 타이어 회사였다. 연구개발(R&D) 투자를 기반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며 유럽과 북미, 일본 선두 업체 뒤를 바짝 쫓았다. 수익 및 재무구조도 탄탄해 옛 금호그룹이 재계 서열 9위로 도약하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는 2010년 1월 6일 재무구조개선절차(워크아웃)에 돌입한다. 산업은행과의 질긴 악연이 시작된 순간이다. 옛 금호그룹이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던 게 화근이었다. 부실 여파에 휘말려 금호타이어도 일순간 부실기업이란 꼬리표를 달았다.
이후 산업은행은 감자·출자전환·증자 등의 과정을 거치며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하지만 좀처럼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금호그룹과 금호타이어 간 연결고리를 제대로 끊어내지 못한 탓에 구조조정은 공회전만 거듭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4월 중국 더블스타에 팔렸다. 코너에 몰린 산업은행은 원매자였던 국내 대기업을 모두 놓치고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 진출을 꿈꾸던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며 중국 내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을 노크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금호타이어는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착실히 수행해 나갔다. 금호타이어 인수 뒤 가장 먼저 실시한 일은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를 통한 정밀 실사다. 실사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도출해 착실히 과정을 밟았다.
이를 기반으로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로 최대주주가 바뀐지 5년만인 2023년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3년 매출 4조414억원, 영업이익 4110억원, 순이익 171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매출 14%, 영업이익 1680% 증가했다.
금호타이어가 경영 정상화에 성공함에 따라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으로 확보한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약 15년 만에 채권단 관리를 완전하게 벗어나게된다. 과거 부실기업에 몰렸던 금호타이어는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고 정상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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