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선 전무, 현대해상 업무집행책임자로…경영일선 '한발 더' 리스크관리 최종 책임자로 선임…현대해상 내부통제 강화·경영승계 발판 추가
강용규 기자공개 2024-08-16 09:56:3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이 오너 3세 정경선 CSO 전무를 주요업무집행책임자로 선임했다. 이로써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명시된 주요업무집행책임자 세 자리가 모두 채워져 내년 책무구조도 제출에 앞서 인선 부담이 대폭 해소됐다.정 전무가 맡은 주요업무는 '위험관리'다. 다른 보험사들이 위험관리책임자의 선임을 이유로 주요업무집행책임자를 잘 선임하지 않는 분야다. 오너 경영자인 정 전무가 이 분야의 업무집행책임자를 맡게 되면서 현대해상의 내부통제에 대한 대외적 평판이 높아짐은 물론 정 전무의 경영승계 입지 역시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는 평가다.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 현대해상 책무구조도 '마지막 퍼즐'
13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앞서 1일 정몽윤 회장의 장남 정경선 전무를 위험관리 분야의 업무집행책임자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5년 11월30일까지다.
주요업무집행책임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명시된 재무관리, 전략기획, 위험관리 등 3개 주요업무의 최종 책임자로 금융사가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책무구조도의 기재 대상자다. 현대해상은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의 보험사로 내년 7월이 제출기한이다.
정 전무가 현대해상에서 맡고 있는 직책은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로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자리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최근 하부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 관리 조직이 CSO 산하로 편제됐다"며 "정 전무가 리스크 관리의 최종 책임을 지게 된 만큼 주요업무집행책임자로도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해상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윤상 기획관리부문장 전무를 재무관리 업무집행책임자로, 유원식 경영기획본부장 상무(상무B)를 전략기획 업무집행책임자로 각각 선임했다. 정 전무의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 선임으로 현대해상은 주요업무집행책임자 3명을 모두 확정했다.
책무구조도의 기재 대상 임원은 주요업무집행책임자뿐만이 아니라 이사, 감사, C레벨 경영인,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등도 있다. 현대해상은 여기에 해당하는 모든 직책에 담당자를 선임해 둔 상태다. 정 전무의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 선임으로 책무구조도의 마지막 빈 자리 하나가 채워진 셈이다.
◇주요업무집행책임자 선임, 경영승계 발판 하나 더 놓기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의 이번 인사를 놓고 우선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의 선임 그 자체에 집중한다. 다른 주요업무집행책임자와 달리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는 선임을 하지 않는 금융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당국의 법령 해석에 따르면 주요업무집행책임자가 책무구조도 기재 대상 임원이기는 하나 업무의 최종 책임자로 볼 수 있는 명확한 임원이 있다면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사들은 대부분 위험관리책임자를 선임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의 선임을 건너뛰는 곳들이 있다.
다만 금융사 지배구조법은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와 위험관리책임자를 명확히 구분한다. 이는 단순한 책임 보유 임원보다 업무집행권, 즉 해당 업무의 최종 결정권까지 보유한 임원의 책무가 더욱 무겁다는 점을 의미한다. 때문에 두 직책의 담당임원을 모두 보유한 금융사가 위험관리책임자만 있는 금융사보다 내부통제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현대해상의 경우는 오너 3세 정 전무가 위험관리 업무집행책임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책무구조도에 이름이 오르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경영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 경영인이 굳이 지지 않아도 될 책임을 지기로 한 셈"이라며 "현대해상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외 평판만큼이나 후계자로서 정 전무의 평판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무는 1986년생으로 지난해 12월 CSO를 맡으며 현대해상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범현대가 3세들이 대체로 20대에 직원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전무는 시작이 늦은 편이다.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성과 역시 늦은 시작만큼이나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정 전무는 현대해상의 유뱅크(U-Bank)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제4 인터넷은행 사업 등 디지털 분야 신사업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해상의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성과를 더할 수 있다면 경영승계의 정당성이 하나 더 확보되는 것과 같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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