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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패티 굽는 로봇' 에니아이, 햄버거 원조 미국서 통한다①롯데리아·맘스터치·바스버거 ‘알파그릴’ 도입…현지 브랜드와 테스트 진행

이채원 기자공개 2024-08-19 08:08:38

[편집자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K-스타트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섬세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산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휘봉을 잡았고, 주요 LP 및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성장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게, 사람이 붐비는 점심시간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이 분주히 움직인다. 가게 직원들은 손에 기름이 튈 걱정 없이 바쁜 시간에도 서로 일정거리를 두고 일한다. 에니아이의 알파그릴(Alpha Grill) 로봇이 바로 이 가게에 여유를 찾게 해준 숨은 공신이다.

에니아이는 레시피 그대로 더 빠르고 쉽게 조리를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다. 햄버거 시장을 주력 타깃으로 삼고 패티 굽는 로봇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본사는 미국이다. 황건필 에이아이 대표는 햄버거 조리 로봇을 기획할 때부터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2020년 한국에서 설립된 에니아이는 2021년 말 뉴욕에 소재한 미국법인으로 본사를 이전(플립)했다.

에니아이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에 알파그릴 로봇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2개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로봇을 시현하려고 하는 니즈가 있는 미국 기업을 더 수주하고 내년에는 매장에 실제로 도입해 에니아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표다.

◇햄버거 조리 로봇 아이템 구상과 동시에 미국진출 계획…국내외 외식업계 관심↑

2020년 7월에 설립된 에니아이는 같은 해 국무총리상인 ‘도전 K-스타트업 2020 예비창업리그 대상’을 수상하며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황건필 대표와 공동창업자 4인은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로봇 제어, 설계, 인공지능 인지 기술 등 로봇 키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연구한 경험을 가진다. 근무 시간이 길고 노동집약적 일이 많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 주목했고 햄버거 조리로봇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바스버거 성수점에서 에니아이 알파그릴이 작동하는 모습.


한국에 김치찌개가 있다면 미국에는 햄버거가 있다. 햄버거 조리로봇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하면서부터 회사는 미국진출을 동시에 기획했다. 설립 후 1년이 지난 2021년, 미국 달라웨어에 법인을 설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인큐베이터 프로그램(Microsoft for Startups) 선정됐다.

먼저 5조원 대에 육박하는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자 했다. 2021년 롯데리아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롯데리아와의 연구는 황건필 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아 거둔 성과다. 황 대표가 롯데리아에 먼저 미팅을 요청했다. 마침 롯데리아도 조리 로봇에 대한 니즈가 있어 관련한 기술이나 회사를 찾고 있던 상황이었다.

롯데리아는 에니아이가 햄버거 조리 로봇을 개발하는데 있어 필요한 재료를 무상으로 공급해주고 제조 정보를 공유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2022년에는 에니아이가 개발한 첫 로봇이 등장한다. 회사는 햄버거 패티 조리 로봇 알파 그릴을 출시했다. 출시 이후 국내외 외식업계 관계자의 이목을 끌며 롯데리아, 맘스터치, 바스버거 등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매장에 도입했다. 순조롭게 로드맵을 걸어가며 같은 해 회사는 스타트업 국제행사 ‘넥스트 라이즈 2022’ 해외 진출 희망 스타트업 피칭 경연대회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 본격 미국진출…세계 최대 외식 박람회서 2년 연속 혁신상 수상

에니아이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미국진출 신호탄을 쐈다. 알파그릴로 세계 최대 외식 박람회 ‘NRA쇼(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서 혁신상인 ‘키친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수상했다. 전시 업체 약 2000개 가운데 푸드테크 분야 조리 로봇을 선보인 기업은 에니아이가 유일했다. 국내 푸드테크 조리로봇 기업이 키친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수상한 것 역시 최초였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알파그릴에 대해 외식업계가 직면한 인력난,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미국 외식업계는 인플레이션과 구인난 극복을 위해 주방 자동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미국에서 TOP5안에 드는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두 곳과 알파 그릴 공급을 위한 비밀유지계약(NDA)도 체결했다. 현지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내년 본격적인 로봇 설치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니아이의 기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 햄버거 조리의 정확성을 한 단계 높이는 조리 관리 시스템 ‘알파 클라우드(Alpha Cloud)’를 공개했다. 알파그릴에 비전센서를 탑재해 패티의 조리 과정을 촬영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알파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되며 클라우드가 패티의 완성도를 분석하고 평가한다.

알파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매장에서 덜 익은 패티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 음식에 대한 품질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에니아이는 알파 클라우드로 지난 5월 NRA쇼에서 2년 연속으로 키친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수상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낸 셈이다.

회사는 향후 미국 햄버거 매장에서 햄버거 패티뿐 아니라 스테이크와 같은 다른 메뉴에도 알파그릴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또 알파 클라우드를 현장에 적용해 수많은 케이스를 인공지능에 담는 등 기술 고도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황건필 에니아이 대표는 “미국 햄버거 매장에서는 햄버거 이외에도 다른 음식을 많이 팔곤 한다”며 “다양하게 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로봇 사용성을 넓히고 최근 출시한 알파 클라우드 로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 기술 고도화에도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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