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에너지 CEO 인사 코드]여천NCC '세대교체' 길목 닦는 김명헌 부사장⑥1960년대생 마지막 기수…조창호 사장 이후 15년만에 화공학도 CEO
김동현 기자공개 2024-08-21 09:20:19
[편집자주]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에너지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한화그룹이 칼을 빼들었다.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한화솔루션과 전통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 중인 여천NCC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쇄신 작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1~2달 정도 이른 조기 인사였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 더벨이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구축한 계열사 CEO의 면면을 살펴보며 인사 코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천NCC가 약 1년 만에 대표이사(CEO)를 교체했다. 지난해 9월부터 여천NCC를 이끌던 남정운 사장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로 이동하기 위해 여천NCC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변화가 생겼다. 남 사장의 빈자리는 한화임팩트 테레프탈산(PTA) 사업부장을 맡던 김명헌 부사장이 채웠다.8월1일자로 여천NCC 대표에 오른 김 부사장은 생산공정과 운영·관리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화그룹은 DL그룹과의 합작사로 설립한 여천NCC의 공동 대표이사직에 주로 사업 전략·투자 전문가를 배치했는데, 나프타분해설비(NCC)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김 부사장을 대표로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전임자인 남 사장(1967년생)과는 2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다만 2014년부터 2023년 9월까지 10년 동안 여천NCC 대표로 재직했던 최금암 사장(1960년생)과 비교하면 9살 차이가 난다. 최 사장에서 남 사장, 그리고 김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대표 교체 흐름 속에서 김 부사장이 여천NCC 세대교체 배턴을 이어받았다.
여천NCC 한화그룹 측 최장수 CEO로 이름을 남긴 최금암 사장도 전임 정진원 사장(1952년생)과는 8살 차이가 나며 2014년 11월 대표이사 선임 당시 한화그룹 세대교체 기수로 여겨졌다.
올해 한화그룹 에너지 CEO 인사에도 세대교체 기조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 외에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로 신규 선임된 홍정권 내정자는 1974년생으로 1964년생인 전임 이구영 사장과 10살 터울이다. 홍 내정자와 오너 3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1983년생), 유문기 한화엔진 대표(1973년생), 양기원 ㈜한화 글로벌·모멘텀부문 대표(1970년생) 등을 제외하면 계열사 CEO 대부분이 1960년대생이다. 이중 김 부사장은 1960년대생 마지막 기수에 속한다.
나이 외에도 김 부사장과 전임자의 차이점 하나를 꼽자면 생산현장 경험을 들 수 있다. 한화그룹이 예년 보다 1개월가량 인사를 앞당겨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여천NCC 대표를 연쇄 교체한 데는 그만큼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여천NCC의 경우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인데 석유화학 업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며 2022년부터 적자(별도기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 부사장은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임팩트 등 주요 석유화학 계열사를 돌면서 원료생산·기술·공장장 등 생산 업무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석유화학 계열사 외에도 그룹 소속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전임자들과 다른 점 중 하나다.
최금암 사장의 경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그룹 '전략통'으로 인정받던 인물이다. 남정운 사장은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솔루션(케미칼부문) 등 화학 계열사에 주로 몸담았으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실사 담당을 잠시 역임하기도 했다. 홍동욱 사장(2010~2012년)은 그룹 재무·투자담당을 맡다 여천NCC 한화 측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화그룹과 DL그룹의 50대 50 합작으로 설립된 회사인 만큼 한화 측에선 합작사를 투자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을 중용했던 셈이다. 지금까지 한화 측 여천NCC 대표이사진의 전공까지 따져보면 화학공학도 출신 CEO는 박완식 사장(2001~2002년)과 조창호 사장(2009년), 김명헌 부사장 등 셋뿐이다. 이외에는 대체로 경영학이나 경제학 등을 전공했고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대표를 맡은 박영구 사장은 법학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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