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에너지 CEO 인사 코드]한화토탈 대표의 조건 '그룹 융화·운영 효율화'④편입 초기, 한화임팩트 대표 겸임…지난해 공장장 출신 대표 첫 선임
김동현 기자공개 2024-08-14 07:31:40
[편집자주]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에너지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한화그룹이 칼을 빼들었다.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한화솔루션과 전통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 중인 여천NCC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쇄신 작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1~2달 정도 이른 조기 인사였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 더벨이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구축한 계열사 CEO의 면면을 살펴보며 인사 코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한화토탈에너지스를 이끌고 있는 나상섭 대표는 다음달 22일, 첫 임기를 마무리한다. 전임자인 김종서 사장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 이동으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화그룹은 현장 운영 전문가를 기용했고, 나 대표는 김 사장의 남은 임기를 마저 채우고 이제 그룹의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한화토탈에너지스는 한화그룹에 편입될 초기에는 한화 측 사업 전략·관리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한화에선 기존 삼성토탈(한화토탈에너지스 전신)의 삼성 측 인사가 대표직을 유지하길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사자(손석원 사장)가 고사하며 핵심 계열사 임원을 불러들여 조직 융화를 맡겼다.
주주사인 한화임팩트 대표가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대표를 겸하는 구조가 약 7년 가까이 이어지다 2020년 하반기부터 양사 겸임 체제를 중단했다. 공장 운영에 깊이 관여할 현장 전문가를 그 자리에 앉히며 석유화학 업황 변동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중책을 맡겼다.
◇한화토탈 대표 겸임 2인 CEO
2010년대 이후 한화토탈에너지스 CEO를 거친 인물은 화학공학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토탈은 2003년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석유화학·에너지 기업 토탈의 공동 출자(지분율 50%씩)로 설립될 당시만 해도 삼성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던 인물을 대표로 선임했다.
2010년 전까지 삼성토탈 대표직을 수행한 고홍식 사장(한양대 기계공학), 유석렬 사장(서울대 경영학) 등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모두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한 인물들이다. 삼성토탈이 한화그룹에 편입되기 전까지 회사를 이끈 손 사장과 새로 출범한 한화토탈의 신임 대표 김희철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당초 한화그룹은 손 사장이 대표직을 이어가길 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며 그룹 내에서 적임자를 물색했고 신임 대표로 김 사장을 내정했다.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한화그룹의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인수 후 통합(PMI) 팀장을 맡아 합병 작업을 이끌었다. 김 사장이 임기를 마친 뒤에는 권혁웅 당시 ㈜한화 지주경영 부사장이 후임자로 선임됐다.
다만 이들 두사람은 한화토탈의 지분 50%를 보유한 주주사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대표를 겸직했다. 당시 한화종합화학은 사업형 지주사로 지주·투자 부문 대표와 사업부문(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대표를 각각 두는 각자대표 체제였다.
지주부문 대표인 김 사장과 권 사장이 한화토탈의 대표도 겸직해 피투자회사를 관리한 셈이다. 이러한 체제는 2020년 하반기 권 사장이 ㈜한화로 돌아가기 전까지 계속됐다.
◇'기타비상무' 임팩트 대표, '안정' 방점 찍은 한화토탈
업황 변동성이 극심한 석유화학 사업 특성상 한화토탈의 수익성은 해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 한화그룹 편입 후 3년 연속(2016~2018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다가도 2019년에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영업이익(464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한화토탈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까지 떨어진 2020년 말, 김종서 사장(당시 한화큐셀 일본법인장) 신임 대표로 앉혔다. 김종서 사장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한화토탈을 이끌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한화임팩트 대표의 한화토탈 대표직 겸임이 멈췄다. 한화토탈이 사업장 가동·운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결정으로, 한화임팩트 대표는 한화토탈 기타비상무이사로만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김종서 사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으로 이동한 뒤에는 아예 공장장 출신의 내부 임원을 한화토탈 대표로 선임했다. 다음달 첫 임기 만료를 앞둔 나상섭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1965년생인 나 사장은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해 2000년 당시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출자 전 회사, 현 한화임팩트)으로 입사해 한화토탈의 주주사 변경에도 자리를 지키며 경영기획팀장, 에너지기획최적화담당 등을 경험했다.
2019년 전략기획담당 상무보로 승진한 뒤 기술담당, 총괄공장장 등을 역임했다. 한화토탈의 핵심 제품인 기초유분 사업의 업황이 극심한 침체기 속에 있는 만큼 사업장의 안정적인 가동에 초점을 둔 인사였다.
나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한화토탈에너지스는 그룹 편입 후 첫 적자(-58억원)를 냈다. 일단 올해 1분기 가까스로 흑자(514억원)를 내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여전히 업황 자체가 불안정해 회사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가동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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