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호 1년 성과평가]되살아난 배당주 매력, 주주환원정책 효과 뚜렷④외국인 투자자·증권가 호평, 중장기 성장성·실적 입증은 숙제
이민우 기자공개 2024-08-21 08:18:43
[편집자주]
KT 김영섭호가 출범한지 어느덧 1년이다. 새 선장이 승선한 만큼 KT 내 주요 계열사 수장 교체와 조직 개편, AICT 컴퍼니 전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다. 바뀐 것이 많지만 바꿔야 할 것도 아직 많다. 주가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문제, 조직 슬림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1년 동안 발벗고 뛰어온 김영섭 대표의 성과와 과오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대표 취임 1년 동안 KT 주가는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왔다. 경영공백 해소와 더불어 김 대표의 고액 배당 기반 주주환원정책 유지 결정으로 ‘배당주’로써 KT의 매력도가 살아났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KT 주가 상승에 대한 목표를 밝혔는데 이를 일부 달성한 셈이 됐다.KT 주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외국인 투자자와 증권사에서도 확인된다. 김 대표 취임 이전 대비 외국인 보유 KT 주식 비중이 늘었다. 주요 증권사도 KT 목표가를 지속 상향 조정 중이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그리기는 만만찮은 상황이다. 대규모 재원을 지속 소모해야 하는 동시에 실적 성과를 통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통신사에 대한 보수적 투자 기조를 깰 수 있는 신사업을 선보여야 하는 것도 과제다.
◇주가 회복세 탄력, 김 대표 취임 이전 대비 18% 상승
김 대표 정식 취임 1년차에 근접한 현재 KT 주가는 주당 3만8000원 내외를 유지 중이다. 경영 공백 우려가 최고조였던 지난해 3월 말 기록한 주당 2만9000원 선 대비 30% 정도 상승했다. 김 대표 내정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해 8월 초 전후와 비교해도 18% 가까이 올랐다.
취임 직후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으로 향후 성장 가능한 잠재력과 성장기반, 에너지를 얼마나 축적하고 쌓느냐가 중요하다”며 “주주환원 정책은 향후 축적할 성장 에너지를 지금 가져가는 것으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구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배당정책 축소로 확대 해석되고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와 겹치면서 일시적인 KT 주가 하락을 부르기도 했다. 다만 이후 배당 하락 가능성을 일축한 증권가 분석과 신규 주주환원정책 공시로 진화되며 일단락됐다. 현재 추이를 봤을 때 김 대표는 취임 시점에서 목표했던 KT 주가 상승이란 소정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 됐다.
김 대표가 1년차 동안 KT 주가를 부흥시킬 수 있었던 최대 동력은 단연 막대한 주주환원이다. 김 대표와 KT가 전임 구현모 대표 시절 발표했던 별도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배당 정책을 유지한 덕분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 등 주가 저점을 높이고 변동성은 줄이는 선택을 하면서 배당주, 방어주로써 KT 입지가 견고해졌다.
이런 경향은 KT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통상적으로 높은 배당 성향과 낮은 주가 변동성을 가진 주식을 선호한다. 지난해 경영공백 당시와 김 대표 취임, 내정 이전 39~40% 수준이던 KT의 외국인 보유율은 16일 기준 47%까지 증가했다. 함께 통신주로 묶인 SKT의 42%, LG유플러스의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TP 우상향 릴레이, 재원 창출·당기순익 확보할 ‘2년차 실적 중요’
김 대표가 주주환원정책과 사업 정리 진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KT에 대한 증권가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의 취임 직전인 8월부터 현재까지 최근 1년 동안 주요 증권사에서 설정한 KT 목표주가(TP)가 전반적으로 우상향 하는 흐름을 보인다.
하나증권의 경우 한때 TP를 3만3000원까지 낮추기도 했지만 올해 8월 보고서에선 5만원까지 상향시켰다.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역시 기존 4만4000원과 4만2000원이었던 TP를 현재 기준으로 각각 4000원, 5000원씩 올렸다. 다른 곳과 달리 변화가 없었던 미래에셋증권은 TP를 4만7000원으로 이미 높게 평가했던 곳이다.
현재 김 대표는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KT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고 적극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 내 호불호는 갈리지만 주가 부양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 대표 역시 이를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프로그램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4분기엔 증권가의 KT TP가 추가 상승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규모 주주환원정책 등으로 상당한 재원 소모를 감수한 만큼 2년차부터는 확실한 실적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은 김 대표와 KT엔 부담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성과로 AI 같은 신육성에 필요한 투자금을 자체 충당하는 모습을 보여야 중장기 성장성 우려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주가와 연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KT는 배당 규모도 상당하고 현재 시장 내 중장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며 “이를 고려하면 사업 개편 효과를 본격 가늠할 수 있는 올해 하반기, 내년 성적에 따라 KT 주식 매매 판단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회복세에는 경영공백이 해결되면서 발생한 효과도 존재하는 만큼 성장성 입증은 민감도를 낮추는 데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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