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LCD 후폭풍 현실화' 딜레마 빠진 삼성의 TV 1위 조달처 CSOT 외 대안 사실상 전무, LG전자는 반사이익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21 08:17:4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공급망 붕괴가 전자업계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특히 19년 연속 TV 시장 1위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타격이 크다. 갈수록 사태가 악화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LED 등 확산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LCD 등을 사들이는데 3조8310억원을 썼다. 작년 동기(1조9521억원)와 비교하면 약 2배 불었다.

그렇다고 TV 생산대수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2023년 상반기와 2024년 상반기의 TV, 모니터 등 영상기기 생산량은 각각 1926만8000대, 1984만5000대로 큰 차이가 없었다. 매입액만 곱절이 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TV용 LCD 55인치 및 65인치 가격을 각각 132달러, 179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절정을 찍었다. 올 하반기 들어 감소세로 접어들 전망이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형 제품으로 여겨지는 LCD 몸값이 뛴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중국 업체가 독과점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제적으로 LCD 사업을 철수했고 일본, 대만 기업들도 뒤를 따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TV용 LCD 라인을 폐쇄한 데 이어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앞두고 있다. 중국이 저가물량 공세로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경쟁자가 사라지자 값을 올리는 분위기다.

*출처 : 반기보고서
삼성전자는 올 1~2분기 중국 CSOT, 일본 샤프 등으로부터 LCD를 조달했다. 샤프는 올 4분기부터 TV용 LCD 공장을 중단한다. 지난해는 CSOT와 대만 AUO, 중국 BOE가 있었지만 AUO도 점점 LCD 비중을 줄이고 있다. BOE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특허 분쟁으로 거리가 멀어진 상태다.

결국 주요 LCD 조달처로 CSOT 정도만 남게 된다. CSOT는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팹을 품은 데 이어 현재 LG디스플레이 광저우팹 단독협상을 벌이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CSOT는 BOE 못지않은 LCD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BOE와 틀어진 삼성전자가 CSOT와 관계를 잘 이어가면 될 것 같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가 크다. CSOT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LCD 단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더 안 좋은 환경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18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TV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물량이 보장되는 만큼 부품사와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왔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제한적이라면 지금과는 정반대 분위기가 형성된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비중이 크다. 이는 LCD 기반이다. LG디스플레이와 손잡으면서 OLED TV 라인업을 빠르게 늘리고 있으나 당분간 QLED TV가 메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혁신 상품으로 내놓은 마이크로LED는 가격 이슈 등으로 상용화가 요원하다.

궁극적으로 삼성전자는 수년 이상 LCD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갖췄다. 사실상 '솔벤더'인 CSOT가 LCD를 싸게 제공할 명분이 없는 셈이다. TV 판매가 많아질수록 LCD 비용 부담은 극대화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보다는 낫지만 LG전자도 마냥 좋지 않다. OLED TV 선두주자지만 LCD 기반 TV 비중이 작지 않은 탓이다.

LG전자 역시 LCD 모듈 매입액이 작년 상반기 1조42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8418억원으로 40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TV를 포함한 영상기기 생산실적은 967만대에서 939만8000대에서 오히려 줄었다. 마찬가지로 원가부담이 높아졌다.

다만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물러나더라도 BOE라는 선택지가 있고 OLED TV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높은 편이다. 기대보다는 느리지만 OLED TV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TV 시장의 '탈LCD'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D와 OLED 가격차가 많이 줄어든 데다 소비자들이 OLED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는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인 흐름이다. 이는 중국의 무자비한 LCD 몸값 띄우기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산업이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과정이긴 하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LCD 대세론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TV 강자인 삼성전자의 고민이 점점 더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