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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LCD 엑소더스, 삼성·LG TV사업 '촉각' BOE·CSOT 등 중국 내전 본격화, OLED TV 비중 확대 가능성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08 07:33:35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저가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페이드 아웃'하는 추세다. 견제할 대상이 사라지면 패널사와 세트사 간 협상 테이블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해당 여파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대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이 다소 더딘 TV 분야에서 두드러질 전망이.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샤프는 올 9월 이후 TV용 LCD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연이은 적자에 손을 떼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철수를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국내 파주 TV용 LCD 라인을 멈춰 세운 데 이어 현재는 TCL 자회사 CSOT와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두고 배타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세부사항 조율 과정에서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나 하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연내 한국과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생산하는 대형 LCD는 사라지게 된다.

일본 샤프 공장

앞서 일본 소니(2012년)와 파나소닉(2016년), 삼성디스플레이(2022년) 등도 순차적으로 LCD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각사마다 사정은 달랐지만 궁극적인 요인은 중국 업체였다.

결과적으로 BOE,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이 LCD TV 패널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대만 AUO가 있긴 하지만 중국 경쟁사 대비 규모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 입김이 더욱 세질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를 필두로 형성된 OLED TV 진영은 삼성전자까지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다. 여전히 TV 10대 중 8대가 LCD 기반이라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각각 LCD 등 매입액으로 1조9000억원, 9153억원을 썼다. TV 판매가 활발하지 않은 비수기인데다 OLED TV 비중이 높아졌음을 감안하면 적잖은 금액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CSOT와 샤프,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BOE로부터 주로 구매했다. 샤프와 LG디스플레이가 물러나면 이는 중국 협력사가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중국 정부 주도로 LCD 단가를 점차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BOE, CSOT 등이 슬금슬금 상향 조정해도 방도가 없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기반으로 가격 형성이 이뤄지는 구조에서 (중국이 LCD를 독점하면)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나타날 수 있다. 세트업체가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게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함인데 그 전략을 쓰지 못하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TV 제조사는 국내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더욱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과거 다른 산업군 사례를 보면 담합 등 자국 기업 밀어주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CSOT는 모회사 TCL에 TV용 패널을 비교적 유리한 가격으로 제공 중이라는 후문이다.

다만 기우라는 반응도 있다.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만큼 부품업체가 좌지우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기본적으로 세트사가 패널사를 고르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제조사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같은 중국 기업이라도 삼성전자, LG전자와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고객은 협력사들이 함부로 할 수 없다. 과거 일본 수출규제 당시 현지 소재사들이 자국 정부 지침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놓칠 수 없어 국내 투자를 대거 늘린 것과 유사한 지점"이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판세를 보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별개로 유럽 등에서 OLED TV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당 라인업 확대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형 제품은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되는 등 OLED TV 응용처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이는 중국발 LCD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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