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KCGI 행동주의]끝없는 바이아웃 도전, 체질 개선 시도 '진행 중'②이노아이어리스, 성공적 트랙레코드 평가…펀딩 난항에 원스토어·넥스틴 등 거래 무산
남준우 기자공개 2024-08-30 07:40:28
[편집자주]
KCGI는 국내에서 이례적으로 '행동주의'를 표방하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하지만 언제나 수익을 추구하는 PEF 운용사답게 실속은 확실히 챙겨왔다. 다만 행동주의라는 명분 하에서 때로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보이며 시장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느덧 3조원 수준으로 운용자산이 커진 만큼 이제는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성부 대표도 이 점을 인식했는지 '바이아웃 펀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더벨에서 변화에 직면한 KCGI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를 설립한 강성부 대표는 LK투자파트너스 시절 현대시멘트 등 대형 딜을 성사시키는 등 바이아웃(Buy-out)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KCGI를 설립했지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바이아웃에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최근 바이아웃 펀드로의 변신을 선언한 만큼 최대한 많은 딜에 참여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노와이어리스, KCGI자산운용 등 성공적인 딜도 여럿 있었다. 다만 초창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비롯해 최근 원스토어, 넥스틴 등 무산된 경우도 있다.
◇강성부 대표, LK시절 현대시멘트 인수 주도
강 대표는 KCGI 설립 초창기부터 바이아웃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최근에도 한 공식석상에서 '펀드 규모상 KCGI는 이제 바이아웃 펀드'라며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변신을 선언하기도 했다.
랜드마크급 거래를 성사시킨 이력이 있는 만큼 자신감도 있다. 강 대표는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던 2017년 한앤컴퍼니, 베어링PEA-글랜우드PE, IMM PE 등 대형사들을 제치고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다. 강 대표의 친정인 신한투자증권과 당시 업계 2위였던 전략적 투자자(SI)인 한일시멘트를 끌어들이며 인수에 성공했다.
2018년 KCGI를 설립하고 나서도 꾸준히 다양한 바이아웃 딜에 참여해왔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사격하기 전이었던 2019년 하반기,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KCGI를 포함해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이 예비입찰에 참여해 3파전을 펼쳤다. 다만 KCGI 입장에서는 크게 의미가 있는 딜은 아니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뺏겼다.
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법 규정상 항공사 인수는 같은 업을 영위하는 항공사가 주도해야 한다. 우협으로 선정됐던 HDC현대산업개발도 항공사를 SI로 끼고 있지 않았던 만큼 아시아나항공 측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M&A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LIG넥스원과 협업해 인수한 이노와이어리스, 엑시트 성공
이외에도 KCGI는 다양한 딜에 참여하면서 도전을 이어왔다. LIG넥스원과 손잡고 인수한 이노와이어리스가 대표적이다. 2018년 Co-GP을 결성한 헬리오스PE, SI로 참여한 LIG넥스원과 함께 정종태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3.58%를 278억6800만원에 매입했다. 지분 거래와 별도로 CB 130억원어치도 인수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2만2958원이었다.
이후 성공적인 엑시트 수순을 밟았다. 2022년 블록딜로 1만주를 매매해 61억원을 현금화했다. LIG넥스원도 2020년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KCGI가 CB 보통주 전환 등을 포함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6%를 330억원에 매입해줬다.
하지만 부단한 노력에도 최종적으로 인수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23년 원스토어의 적격 인수 후보로 한국투자파트너스 등과 이름을 올렸다. 다만 펀딩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수를 철회했다. KCGI는 당시 블라인드펀드로 1000억원, 프로젝트펀드로 10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프로젝트펀드 조성에 실패했다.
최근 인수가 무산된 넥스틴도 마찬가지다. APS가 보유하고 있던 넥스틴 주식 135만주(13.1%)를 945억원에 매입할 예정이었다. 추가로 넥스틴은 약 100억원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KCGI에 배정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KCGI는148만4183주(14.2%)를 취득해 넥스틴의 대주주 지위에 오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펀딩 난항과 넥스틴 주가 하락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결과적으로는 인수가 무산됐다. 지난 23일 넥스틴은 공시를 통해 KCGI의 계약미이행으로 주식양도 계약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철회 발표 전날 주가는 5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시가보다 30% 이상의 값을 치르면서 인수할 만한 여력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역시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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