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준비금 부담에 '코인마켓' 다수 폐업, 대형사 편중 '뚜렷'업비트·빗썸 준비금 400억대…코인마켓은 3분의 2 운영 종료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02 07:19:4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준비금 적립, 보험 가입 현황이 처음으로 대외 공개됐다. 원화거래소는 알려진대로 고팍스를 제외한 나머지 네 곳이 준비금 적립을 택했다. 업비트(두나무), 빗썸 등 대형사의 준비금 규모는 400억원을 넘겼다.이 가운데 영업종료를 선택한 코인마켓거래소는 13개로 집계됐다. 원화거래소 전환이 요원해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곳들이다. 코인플러그, 하이퍼리즘 등 기타 유형 사업자로 등록한 기업들도 업무 내용 변화를 이유로 사업자 갱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비트·빗썸 준비금 차이 크지 않아…점유율 간극 좁혔나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이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준비금 471억원을 적립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해킹, 전산장애 등 문제로 고객 코인을 탈취당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7월 19일자로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담긴 내용이다. 이에 준비금 적립 또는 배상보험가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준비금은 거래소 '핫월렛'에 보관된 고객 예치 수량의 5%다. 각 거래소마다 규모에 따라 준비금 적립도 상이하다. 빗썸은 400억원을 마련했다. 업비트와 빗썸의 준비금 차이가 업계 예상보다 적었다.
빗썸의 시장 점유율이 업비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준비금 규모는 거래량이 아니라 고객 예치 가상자산의 원화 환산액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빗썸 고객이 덩치가 큰 비트코인 등을 주로 예치해 뒀다고 볼 수도 있다.
코인원과 코빗도 각각 177억원, 130억원의 준비금을 적립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고팍스는 삼성화재 보험가입을 선택했다.
◇가상자산사업자 수 '급감'…자금문제·피보팅 등 사유 제각각
27개 가상자산거래소 중 13개가 영업을 중단했다. 법인 폐업 절차를 밟는 곳들도 있다. △플랫타익스체인지 △오케이비트 △지닥 △오아시스거래소 △비트레이드 등 중소형 코인마켓거래소들이다.
이 중 지닥, 오케이비트 등은 운영 종료 후에도 보험에 가입했다. 법인 폐업 전이고 아직 출금되지 않은 고객 가상자산이 남아 있기 때문에 법을 준수하라는 당국 요구가 있었다.
외부에 공지하지 않은 곳들도 이번 자료에 포함됐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사업자 갱신신고 의사 없음을 밝혔다. 자료에는 집계되지 않은 에이프로빗도 최근 거래소 문을 닫으면서 영업 중단 거래소는 14개로 늘어났다.
이들은 원화 거래소 전환이 요원한 상황에서 준비금 적립 혹은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워 운영 종료를 선택했다. 또 3년전과 달리 올해 사업자 갱신 심사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 자금세탁방지(AML) 툴 등을 개선해야 하지만 더는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다.
지갑·수탁기업 중에서는 씨피랩스, 하이퍼리즘이 사업자 갱신 의사 없음을 당국에 보고했다. 씨피랩스는 가상자산 지갑인 '마이키핀월렛' 사업을 추진했다. 트래블룰 적용이 필요한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지갑 API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마이키핀월렛을 피보팅 중이다.
하이퍼리즘도 일본 본사를 중심으로 벤처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당초 국내 적격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운용사업을 위해 가상자산사업자를 취득했으나 현 사업 내용에서는 갱신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리즘 관계자는 "갱신 신고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무리했다"며 "다만 신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관련해 고민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서는 대형 거래소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음을 자료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신규 사업자 진입도 신사업 추진도 사실상 불가능한 완전한 규제산업에 편입됐다는 의견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 빗썸은 수백억원대 준비금을 거뜬히 마련했지만 코인마켓거래소는 5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며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고 신사업도 규제로 막혀 있어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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