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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디바이스 road to IPO]보수적 밸류에이션, R&D에 공모자금 ‘올인’②밴드 상단 시총 800억, 연할인율 평균 대비 13%p 높게 잡아

성상우 기자공개 2024-09-02 08:50:51

[편집자주]

또 하나의 반도체 팹리스 업체가 코스닥 문을 두드린다. 아이언디바이스는 독자 혼성신호 IP를 보유한 스마트 파워앰프 공급업체로 꼽힌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오디오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이기도 하다. 시장 분위기를 의식해선지 밸류에이션은 보수적으로 잡았다. 아이언디바이스는 팹리스 IPO 흑역사를 떨쳐낼 수 있을까. 더벨이 아이언디바이스의 공모 전략과 중장기 성장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언디바이스의 밸류에이션 내역을 보면 상당히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한 흔적이 보인다. 당초 1000억원대까지 거론되기도 한 시가총액은 희망 밴드 상단 기준 800억원선으로 맞춰졌다. 하단을 기준으로 하면 690억원대까지 내려간다.

회사는 자금 대부분을 연구·개발에 ‘올인’하기로 했다. R&D 속도를 늦출 순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공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아이언디바이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하단 4900원, 상단 5700원으로 설정돼 있다. 공모 후 발행 주식 총수를 적용하면 하단과 상단을 각각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695억원과 808억원이다.

당초 시장에선 1000억원대 밸류가 거론되기도 했다. 직전 연도 매출 외형은 60억원대에 그쳤지만 기술특례 업체인 만큼 최근 실적 규모보단 기술력과 성장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마트 파워앰프 SoC를 설계할 수 있는 아이언디바이스의 기술력은 이미 시장에서 입증된 상태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아이언디바이스와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밸류에이션 상단을 자체적으로 800억원선으로 잡았다. 최근 다소 냉각된 IPO 시장 투심과 반도체 펩리스 업체에 더 집중되는 시장 시선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고평가 논란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구체적인 공모가 산정 과정을 봐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려 한 흔적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피어그룹 산정 내역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관사 측은 피어그룹을 4곳(LX세미콘·제주반도체·동운아나텍·텔레칩스)을 선정했는데 제주반도체를 제외한 3곳은 모두 멀티플 15배 미만으로 저PER 종목이다.

스마트파워앰프 SoC를 국내 최초로 양산화한 아이언디바이스 입장에선 비즈니스 모델이 정확히 일치하는 기업을 국내에서 찾긴 힘들다. 이 탓에 전체 반도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풀로 삼았다. 굳이 해외 시장으로 풀을 넓혀서 유사 사업 모델을 가진 고PER 기업의 멀티플을 가져오려는 무리수를 두진 않았다. 그 결과 아이언디바이스 밸류에이션에 적용된 PER는 16.55배다.

35%로 잡은 연 할인율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통상 기술 특례 상장 업체들의 경우 최근 연도에 상장한 기술평가 기업들이 적용한 연 할인율 평균치를 도출한 뒤 그와 유사한 수치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2022년 이후 코스닥 기술평가기업 연할인율’의 평균치는 22.3%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여기에 13%포인트를 더 얹어 자사 밸류에이션에 적용했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 ‘아이언디바이스는 성장국면에 있는 회사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시장변동성에 의해 수익성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미래 추정 수익에 반영된 영업 위험과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해 연 할인율을 다소 높게 적용했다’고 기재했다.

이에 따른 공모 금액은 총 147억원이다. 발행 비용 등을 차감한 순수입금은 143억5200만원이다.

자금 사용 목적을 보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16억원, 127억5200만원을 배분했다. 운영자금 상세 내역을 보면 △연구개발 인건비(99억1100만원) △개발재료비 및 시제품(28억4100만원)에 들어가는 돈이다. 성격상 연구·개발 비용에 해당한다. 전액 ‘테스트 장비 및 EDA 툴’ 구축에 들어가는 ‘시설자금’ 역시 넓은 범위의 연구·개발 비용으로 봐야한다. 140억원대 공모 자금을 사실상 R&D에 전액 쏟아붓는 셈이다.

아이언디바이스 관계자는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 과정 등에 대해) 2026년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잡은 수치인데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할인율을 높게 잡기도 했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산정됐다고 내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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