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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이앤아이 지분매각…지주 요건 충족 '잰걸음' 행위제한 해소 목적…보유 지분 10.41% 전량 매도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04 07:36:1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계열사인 현대에이앤아이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재편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계획했던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기한이 반년 앞으로 다가오며 남은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대에이앤아이 주주 구성에 변동이 생겼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 중인 현대에이앤아이 지분 10.41%를 전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분은 현대에이앤아이가 자기주식으로 매입해 전량 소화했다.

현대에이앤아이는 2008년 7월1일 현대푸드시스템으로부터 인적분할하며 설립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직접 현대에이앤아이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재편됐었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현대에이앤아이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에서 이탈하게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에이앤아이 지분을 매각한 것은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의 일환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의무지분율 요건을 두고 있다.

자회사의 경우 상장사는 지분의 30%, 비상장사는 지분의 50% 이상을 의무 보유해야 한다. 비상장사인 현대에이앤아이를 자회사로 두기 위해서는 추가로 40%가량의 지분 매입이 필요했던 셈인데 자회사 편입 대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한 계열사들이 남아있어 지분매입이나 지분매각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 3월1일 자로 지주회사 기준요건 충족 통보를 받고 2년 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이날 기준 6개월여 밖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셈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직접 지분관계에 놓인 계열사 중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가 필요한 기업은 한무쇼핑(0.4%), 현대퓨처넷(5.9%), 대원강업(22.7%) 등이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이 46.3% 지분을, 현대퓨처넷은 현대쇼핑이 48.5%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소수지분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행위제한 요건이 해소될 여지가 크다.

상장사인 대원강업 역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7.3%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30% 의무보유율을 맞추게 된다. 대원강업 지분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외에도 현대홈쇼핑과 현대쇼핑이 각각 7.7%, 2.4%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지분 확보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반면 증손회사 관계에 있는 현대바이오랜드를 놓고 여전히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우선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면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현대퓨처넷-현대바이오랜드' 등의 구조를 지닌다.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증손회사인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배구조를 유지하려면 현대퓨처넷이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65%를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셈이다. 상장사인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100% 확보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시장에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외부 매각은 없다고 못박으며 일단락된 상황이다. 대신 타계열사 산하로의 지분 이동이 유력해졌다. 다만 이 방법 역시 대규모 현금이 필요해 쉽사리 계열사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시총 1630억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35% 지분을 가져오는데 약 579억원이 필요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현대에이앤아이 지분 매각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한 수순"이라며 "현대바이오랜드와 관련한 요건 해소 방안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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