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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은 지금]지속되는 실적 부진, '원가율·이자' 부담 더 커진다2년반만에 누적 순손실 2091억, 내년에도 영업손실 전망

이재빈 기자공개 2024-09-10 07:17:04

[편집자주]

신세계건설은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해 시공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팽배했던 지난해 말에는 요주의 건설사로 꼽혔고 대규모 적자로 인해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올들어 허병훈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자체적인 노력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실적 반등도 기대하고 있다. 더벨은 신세계건설의 재무적·사업적 상황을 점검하고 정상화를 위해 남은 과제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은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22년부터 누적된 순손실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돈다. 적자구조를 해소하지 못 하면 결국 재무건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적 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100%를 상회하고 있는 매출원가율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외부자금 조달 등으로 이자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 준공에 매출 반토막,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순이익 적자

신세계건설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4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829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48.8% 감소한 셈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등 민간공사 매출액이 7431억원에서 3773억원으로 49.2% 급감했다. 상업시설 건축공사 매출이 5562억원에서 2128억원으로 급감한 것이 민간공사 매출액 급감의 원인이다.

공사도급액이 4250억원에 달하는 스타필드 수원 신축공사를 비롯해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2060억원), 장충동 교육연구시설 신축공사(1640억원)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연말을 전후로 준공된 여파다. 건설사는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되면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매출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신세계건설은 상반기에만 6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120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1878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연도별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2년 142억원, 2023년 1585억원, 2024년 상반기 364억원 등이다. 2022년부터 총 2091억원의 순손실이 누적된 셈이다. 이로 인해 2021년 말 1671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마이너스(-) 163억원으로 급감했다. 상반기 말 이익잉여금은 352억원으로 개선된 상태다.

적자가 지속될 경우 개선된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지난해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던 원인도 순손실 때문이었다.

신세계건설도 이를 인지하고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2024년 들어 신설된 사업관리 담당 조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조직은 미분양 해소와 채권회수 집중, 사업장 관리 강화, PF 관리 등 현안 프로젝트 해결 업무를 맡았다. 영업팀을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공공발주 또는 도급 100% 확보사업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흑자전환 필수인데…치솟는 레미콘 가격, 외부 조달에 금융비용 증가 불가피

다만 흑자전환은 쉽지 않은 과제다.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매출원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2021년 90.83%였던 신세계건설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2022년 95.01%, 2023년 107.51%로 커졌다. 상반기 비중은 103.18%로 나타났다. 공사를 수행할 수록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는 의미다.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는 레미콘이다. 신세계건설은 상반기 레미콘 매입에만 312억원을 사용했다. 주요 원재료 매입액 786억원의 39.7%에 달하는 규모다.

2019년 말 1루베(세제곱미터·㎥)당 6만6300원이었던 레미콘 매입가격은 2024년 상반기 말 9만3700원으로 치솟았다. 철근과 아스콘 등은 2022년 고점을 찍은 후 매입가가 안정화되는 추세지만 레미콘은 여전히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금융비용의 증가도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요인이다. 2021년 35억원에 그쳤던 신세계건설의 연결기준 금융비용은 2022년 53억원, 2023년 198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총계가 6029억원에서 1조1418억원으로 89.4% 증가한 여파다. 2024년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205억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금융비용은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건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했지만 만기가 있는 채권이기 때문에 꾸준히 이자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발행된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7.078%이다. 연간 46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자 지급은 3개월 후급조건이기 때문에 관련 금융비용은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신세계건설의 기존 평균 차입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2021년 말 3.94%였던 신세계건설의 평균 차입금리는 2022년 말 4.34%, 2023년 말 6.74%를 기록했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부채를 상환해도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들어 새로 차입한 자금들의 금리도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기업어음(CP)을 통해 단기 조달한 차입금의 금리는 6.95~7.1%로 설정돼 있다. 지난 1월과 4월에 걸쳐 발행된 회사채의 금리는 7.5~7.78%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이 추가되면 연간 금융비용이 추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건설의 적자가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높은 원가부담과 저조한 분양경기 등으로 인해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건설 모회사인 이마트 실적 발표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신세계건설의 2024년 영업적자 전망치를 794억원에서 1118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2025년 영업적자 규모도 80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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