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씨앤지하이테크 "유리 표면 접착력 압도적, 내년 양산체제 진입"고석근 연구소장 "연내 데모설비 구축"
성상우 기자공개 2024-09-13 08:50:2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0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음에 (유리기판 샘플을) 소형으로 줬을 때는 이 정도 스펙에 다들 놀랬다. 그 뒤 대면적화가 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 선보인 대면적화 시제품으로 응답한 것으로 보면 된다.”최근 열린 ‘국제 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쇼 2024)’ 현장에서 더벨과 만난 고석근 씨앤지하이테크 연구소장(사진)은 '510x515mm' 크기로 만들어진 자사 유리기판 시제품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이즈가 스탠다드인데 업계에선 ‘쿠폰 사이즈’라고 한다”면서 “고객사(유리기판 양산업체)들이 이걸 공급받아 잘라서 멀티 레이어를 까는 식으로 공정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58년생인 고 소장은 연세대 물리화학석사 이후 미국 럿거스대(RUTGERS University)에서 기계재료공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교토대 이온공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막기술연구센터에서 다년간 연구를 수행했다.
KIST 재직 당시 표면개질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표면개질기술이란 물질 표면의 성질을 바꾸는 것이다. 1995년 세계재료학회에서 최고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주목받은 뒤 세계 유수 학술지에 실린 표면처리 관련 논문만 수십편에 달한다. 고분자소재에 이어 산화물, 금속 등까지 표면개질 관한 국내외 특허도 다수 출원했다. 이같은 성과를 통해 국내 과학자로는 드물게 세계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IST 이후엔 기업에서 연구활동을 이어갔다. 지엘머티리얼즈와 아이큐브글로벌, 대명티에스 등을 거쳤다. 씨앤지하이테크에는 지난 2022년 연구소장으로 합류했다.

유리 기판이 안정적인 양산 체제로 들어서기 위해 넘어서야 할 기술적 관문 중 하나가 유리 표면에 도금되는 구리의 접착력을 높이는 것인데 씨앤지하이테크의 원천 기술은 플라즈마 이온빔으로 유리 표면 처리를 함으로써 이 문제를 완벽에 가깝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소장은 이온빔으로 표면 처리한 유리 기판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리 표면에 이온빔을 쏘더라도 기판 온도는 상온이다. 유리에 스트레스가 거의 안 간다"면서도 ”이온빔을 일단 쏘면 유리 표면의 성질이 바뀌는데 화학구조가 바뀌면서 구리 도금이 더 잘 붙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리기판을 하겠다고 하는 다른 업체들을 보면 모두 유리 표면에 동이 잘 붙게 하려고 화학적으로 애칭하고 특수약품으로 또 처리를 해야한다”면서 “(이온빔으로 표면 처리한) 우리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공정이 훨씬 간소화돼 생산 속도가 빠르면서도 비용 절감 효과도 엄청나다. 공정 과정에서 불순물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리 표면과 구리 도금 사이의 접착력은 유리 기판 생산을 위한 그 이후의 공정을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다.
고 소장은 이에 대해 “(이온빔으로 처리한 표면의 경우) 회로 기판의 내구성이 굉장히 좋아진다고 보면 된다”면서 “미세 회로 패턴을 만들거나 열 처리를 할 때 (구리 도금이) 떨어지지 않으니까 회로에 그리는 선 폭이 좁아도 된다. 접착력이 약할 경우 일부 접착 면적이 떨어질 것을 감안해서 (선 폭을) 처음부터 넓게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량 양산 체제는 내년 하반기에 갖춰질 전망이다. 올해까진 분당 0.5장을 생산할 수 있는 데모 장비를 갖추고 고객사들에게 확인시켜 주는 단계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엔 본격 양산 장비를 통해 분당 4장을 생산하는 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경기도 안성시 내 안성테크노밸리에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까지 토목 공사를 마무리짓고 내년부턴 신공장에서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출 수 있는 일정이다.
양산 체제로 돌입하면 지난해 말 기준 연간 1000억원대 후반 수준이었던 씨앤지테크놀로지 매출 볼륨의 성장세는 상방을 훨씬 더 높여잡을 수 있게 된다. 고 소장은 “양산에 들어가면 모든 라인이 24시간 돌아가는 구조”라며 “가동률은 100%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초도 물량 계약 시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지켜보자는 스탠스다. 고 소장은 “고객사들 요구에 맞춰서 가는 게 아니라 단계별로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 차근차근 가려고 한다”면서 “올해 말 데모설비(분당 0.5장)를 통해 나온 샘플을 고객사들이 보고 내부 검토해보지 않겠나”고 말했다.
여유의 근거는 독점적으로 확보한 원천기술과 품질이다. 그는 “다른 업체들 중에선 이 쿠폰 사이즈를 샘플이라도 제공할 수 있는 데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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