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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업비트 vs 빗썸]꺼지지 않는 수수료 경쟁 '확전 불씨'②빗썸, 거래 무료 vs 업비트, 출금 무료 '맞대응'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19 07:56:2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제휴한 후 시장 점유율 급상승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리의 거래 수수료가 있다. 은행 계좌 발급이 편리해진 덕도 있지만 업계 최저였던 0.05% 수수료율 덕도 무시할 수 없다.

빗썸은 꽤 오랜 기간 0.25% 수수료율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점차 벌어지는 점유율 격차를 이기지 못하고 거래 수수료 무료라는 초강수까지 뒀었다. 현재는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업비트보다 0.01%p 낮은 0.04%로 요율을 설정했다. 수수료 전쟁이 한차례 일단락됐지만 양사의 경쟁은 이제 거래 수수료에서 출금 수수료까지 번지고 있다.

◇빗썸 '수수료 무료' 고육지책 통했다

사실 업비트의 정상 거래 수수료율은 0.139%다. 그러나 한 번도 이 요율을 적용한 적은 없다. 2017년 오픈 이벤트로 수수료 할인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가 업비트 성장에 밑거름이 됐기에 쉽사리 이를 인상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빗썸은 주요 원화거래소 중 수수료가 가장 비쌌다. 작년 9월까지 0.25%의 거래 수수료율을 적용했었다. 빗썸에는 타 거래소에 없는 '수수료 쿠폰'이 있었다. 돈을 주고 쿠폰을 구매하면 일정 거래액 한도까지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상품이다.

더 비싼 쿠폰을 살수록 한도와 할인율이 올라가는 구조였다. 200만원짜리 쿠폰을 구매하면 수수료율을 최저 0.04%까지 낮출 수 있었지만 거래량이 적은 일반 고객에게는 쿠폰 가격 또한 부담이었다.

업비트 수수료율

이에 개미 고객들이 점점 업비트로 이동하면서 점유율 격차가 벌어졌다. 두자릿수는 유지하던 빗썸 점유율이 한자릿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빗썸 경영진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10월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무료 이벤트에 힘입어 작년 12월에는 빗썸 시장 점유율이 30% 수준까지 올라섰다. 고객 거래액에 따라 포인트 캐시백을 해주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올해 1월에는 업비트를 제치고 국내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거래 수수료 무료는 올해 2월까지 이어졌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제공한다는 약속대로 0.04%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대신 월 100억원 이상 거래대금을 발생시키는 고객에게는 거래액의 0.04%를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VIP 대상으로는 사실상 무료 정책을 이어가는 셈이다.

최고 등급 고객에게는 심지어 수수료로 낸 금액보다 더 많은 0.05% 돌려주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 보탬이 되는 대규모 투자자 일명 '고래'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다.


◇거래 수수료 잠잠하자 출금 수수료에서 맞대결

빗썸이 다시 거래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경쟁은 여전하다. 이제는 '출금 수수료'로 경쟁 구도가 확대됐다. 가상자산은 이동 시 블록체인에 거래 내역을 남겨야 한다. 이에 네트워크 수수료인 '가스비'가 발생한다. 거래소들은 가스비에 회사 몫의 수익을 합쳐 출금 수수료로 받고 있었다.

빗썸은 5월 일부 종목에 '출금 수수료 최저가 보상' 제도를 실시했다. 8월에는 전 종목으로 이를 확대했다.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3개 거래소와 비교해 빗썸의 출금 수수료가 더 비싸다면 차액의 200%를 포인트로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타 거래소의 수수료가 '0원'이라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

업비트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8월 6일부터 신규 상장 코인에 대해 24시간 출금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빗썸은 이에 질세라 다시 한 번 거래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상장한 빅타임코인 거래 수수료를 9일간 면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이달 3일부터 13일까지 총 열흘간 78종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없앴다. 그 덕에 20% 중반으로 낮아졌던 점유율이 다시 38%까지 올라섰다. 작년까지만 해도 요원해 보이던 40%를 목적에 두고 있다.

양사는 경쟁보다는 고객 혜택에 초점을 맞춰 이벤트 정책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거래소가 투자를 부추긴다는 시선은 최대한 방지하면서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빗썸 관계자는 "이용자 혜택 강화 측면에서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에 시장이 침체되다 보니 활성화를 도모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부담감을 덜어주자는 취지"리고 덧붙였다.

업비트 관계자도 "이용자 편리성을 위해 서비스를 지속 개선 중"이라며 "시장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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