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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결권 공동행사' 카드 꺼낸 영풍, 뭘 할 수 있나고려아연 독립 경영 저지할듯…적극적 경영개입 전망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19 08:14:4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2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의 칼자루를 MBK파트너스에 넘긴 셈이다.

영풍은 이번 주주간 계약으로 무엇을 얻길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동업자 관계를 끊어내 같은 길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행동주의 행보를 보여온 운용사와의 결속으로 고려아연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개입이 전망된다. 궁극적으로는 고려아연의 독립 경영 시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MBK파트너스에 의결권 '칼자루' 넘겼다 "영풍이 먼저 접촉"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주주간 계약을 압축해보면 핵심은 의결권 공동행사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주주의 역할을 넘기고, MBK파트너스가 주도적으로 의결권을 공동행사 한다는 대목이 있다. 콜옵션 등을 고려하면 MBK파트너스는 최대주주 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과 장씨 일가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MBK파트너스가 적어도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인 33% 이상의 의결권을 앞서서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풍 및 장씨 등 특수관계인의 고려아연 지분은 약 33.14%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세력으로 분류하는 곳들의 지분율도 30% 이상으로 추론된다. 양측 격차가 크지 않다.

이번 주주간 계약은 영풍이 먼저 MBK파트너스에 손을 내민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계약에 관여된 한 업계 관계자는 "장씨 집안 쪽에서 (MBK파트너스의 전문성을 보고) 파트너십을 맺고 싶었을 것"이라며 "영풍에서 먼저 접촉을 해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적극적 경영개입 전망, 고려아연 독립 물거품 되나…전문성 강조한 MBK

영풍은 무엇을 얻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맞손을 잡았을까.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이유는 동업자 관계의 정리와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대한 개입이다. 고려아연의 독립 경영 시도도 어려워지는 데다 지분을 따져보면 최 회장의 경영권 상실까지 거론된다.

장형진 고문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비철금속 1등 제련 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전문가에게 지위를 넘기는 것이 책임있는 역할"이라고 적었다.

보다 적극적인 경영 개입을 전망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단 의결권을 가져간 MBK파트너스의 이전 족적을 보면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한국앤컴퍼니 그룹 선례가 대표적이다.

주주총회 등에서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추가로 집결시키는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양사는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과 정관 변경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장내에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모으거나 공개매수 등의 방안으로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추가 진입 등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는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고려아연의 독립 경영 시도에도 허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한화로부터 투자를 받는 한편 본사를 이전하고 CI를 변경하는 등 독립 경영에 대한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내 왔다. 최 회장 일가와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도 격화돼 왔다.

MBK파트너스는 전문성을 강조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30곳이 넘는 기업을 경영권으로 운영하고 글로벌 투자를 하는 회사"라며 "고려아연은 우리나라에서 1위 기업이지만 글로벌로 더 뻗어나가야 하지 않겠나. 자원과 소재 전쟁이라는 시장 환경 속에서 MBK파트너스의 의사결정과 판단이 훨씬 도움이 될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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