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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영풍이 고려아연을 놓을 수 없는 이유 ‘지분법이익’고려아연 없으면 순손실 전환…연간 수천억 지분법이익 거둬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24 07:20:3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독립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경영실적이 꼽힌다. 영풍은 수년간 영업적자를 볼 만큼 경영실적이 악화돼 있다. 본업인 제련업과 기타 다양한 영업외활동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만 영풍이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을 보지 않는 이유는 고려아연의 호실적 덕분이다. 고려아연의 실적이 지분법이익으로 영풍의 재무제표에 계상된다. 알짜 계열사인 고려아연이 독립한다면 영풍은 지분법이익을 거둘 수 없게된다. 그만큼 영풍에게 고려아연은 캐시카우이자 재무제표 전반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독립해 떨어져 나간다면 영풍그룹 전체어 거쳐 펀더멘털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이 없으면 영풍의 재무제표는 악화되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 등 산정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영풍그룹은 최윤범 회장이 추진하는 경영권 독립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본업 경쟁력 약화…영업적자 누적되는 영풍

영풍은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부실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해가 많았고 영업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매출은 10년간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0년간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실질적으로 거둔 영업이익은 미미하다. 2015년부터 2024년 6월말 현재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1억원에 불과했다.

영풍 매출은 2015년 2조6154억원, 2017년 3조7249억원, 2019년 3조841억원, 2021년 3조5821억원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2년 4조4295억원까지 증가하며 창립 후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호황은 금새 끝났다. 2023년 매출이 3조761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1조4934억원으로 연간 3조원 매출 달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영풍의 경영안정성은 불안하다. 영풍은 2015년 이후 2024년 현재까지 영업손실을 입고 있다. 매출이 불어나는 속도에 맞춰 영업손실도 커지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경영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풍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꾸준히 영업손실을 입었다. 영업이익을 기록한 해는 2017년과 2019년, 2020년, 2021년 등 네번 뿐이다. 이외 모든 해에 영업손실이 불거졌다. 영업손실이 컸던 해는 2018년(1089억원)과 2023년(1698억원) 등이다. 2024년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연간 영업손실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업적자에 이어 영풍은 기타손익과 금융손익에서도 부실이 불거졌다. 기타수익에서 기타비용을 뺀 기타손익의 경우 최근 10년 누적 마이너스(-) 2483억원을 기록했다. 10년간 영업외활동 등을 통해 거둬들인 기타수익보다 지출한 기타비용이 더 컸다는 뜻이다. 그만큼 본업인 제련업 이외 기타영업외활동에서도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기타수익과 기타비용은 주로 외환,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재고자산, 무형자산, 기타대손충당금, 관계기업투자주식, 수입수수료, 임대료, 잡이익 등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본업 외 회사를 운영하는 다양한 활동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금융손익도 좋지 않다.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 등을 활용해 벌어들인 금융수익과 외부 차입금 등에 따라 지출한 이자비용의 정산인 금융손익은 2015년 이후 10년간 494억원에 불과하다. 2024년 6월말 영풍의 자본총액이 4조328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수익 규모가 작다고볼 수 있다. 특히 보유현금은 4970억원이고 총차입금은 5444억원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활용을 잘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지분법이익으로 버틴 펀더멘털

영풍이 이처럼 영업적자와 기타손실을 내고 금융수익 또한 미진함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의 탄탄한 경영실적이 영풍의 재무제표를 긍정적으로 바꿔주고 있다.

최근 10년 영풍의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은 2015년 899억원, 2016년 1274억원, 2017년 2723억원, 2018년 462억원, 2019년 2074억원, 2020년 853억원, 2021년 1701억원, 2022년 4156억원, 2024년 상반기 45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이 불거진 해는 2023년 뿐이다. 영업적자 규모가 워낙 컸던만큼 순손실 834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의 손익계산서는 영업이익에서 기타수익과 금융수익을 더하고 기타비용과 금융비용을 제한 뒤 산출한다.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지분법손익을 더해 순이익이 계상된다. 영풍은 영업적자와 기타손실을 상쇄할만큼 지분법이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 10년 영풍의 지분법이익을 살펴보면 2015년 1458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1706억원, 2017년 1827억원, 2018년 1504억원, 2019년 1806억원, 2020년 1656억원, 2021년 2384억원, 2022년 2244억원, 2023년 1412억원, 2024년 상반기 740억원 등을 기록했다.

영풍의 지분법이익 100%는 고려아연 보유 지분에 따라 평가된 이익을 회계에 계상한 결과다. 고려아연이 없다면 영풍은 막대한 지분법이익을 거두지 못하게된다.


실제 지분법익익을 제외하면 영풍은 최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순손실이 불거졌을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지분법이익이 없었다면 영풍은 2015년부터 2024년 6월말까지 누적 순손실 2974억원을 입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최근 10년 고려아연 지분법이익을 제외한 영풍의 순손실 규모는 2015년 559억원, 2016년 432억원, 2018년 1042억원, 2020년 953억원, 2021년 683억원, 2023년 2246억원, 2024년 상반기 285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지분법이익 없이 영풍 스스로 순이익을 기록한 해는 2017년 896억원, 2019년 418억원, 2022년 1912억원 등 세번 뿐이다.

고려아연의 지분법이익 없이 영풍의 실적으로만 재무제표가 작성됐다면 영풍의 재무건전성도 위협받을 수 있었다. 영풍은 매년 수천억원의 지분법이익을 통해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순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자본항목에 계상돼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거둔 지분법이익을 제외하면 이익잉여금 규모는 줄어든다. 이는 곧 자본총액 감소로 이어진다. 지분법이익을 제외한 이익잉여금 규모는 2015년 2조3932억원, 2019년 3조494억원, 2024년 6월 말 3조7668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자본총액 추정치는 2015년 2조8576억원, 2019년 3조5179억원, 2024년 6월 말 4조2549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치로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들을 다시 측정하면 부채비율은 2024년 6월 말 기존 30.01%에서 추정치 31.03%로 상승한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기존 0.19%에서 추정치 0.20%로 상승한다.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의 탄탄한 영업실적에 힘입어 영풍은 자체 경영악화를 상쇄하고 안정적인 재무제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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