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업에서 활동할 때 돈이 필요하다고 해도 재무 부서에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IB(기업금융)에서 일해본 만큼 이런 불편함은 겪지 않게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얼마 전 IB 출신 증권사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만난 적이 있다. CFO는 재무와 전략부서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이 맡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상반된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색다른 느낌이 들어 IB 뱅커 경험이 CFO로 일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물었다.
IB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니 지원하는 역할로서 최대한 현업을 돕고 싶다는 게 그의 메시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증권사 수익성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전통 IB와 WM(자산관리)에 강한 대형 증권사는 올해 1조원대 순이익이 기대되지만 사정이 다른 곳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 전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나 해외 대체투자에서 먹거리를 찾던 증권사는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한 준비는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그는 조달 장기화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CP(기업어음) 같은 단기 자금보다 만기가 긴 회사채 발행 규모를 키워 실무 부서에서 돈이 필요할 때 곧바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험에서 우러난 조달 전략인 셈이다.
IB 조직에서 부동산PF 비즈니스를 경험한 적이 있으니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보였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조차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Unknown unknowns)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예상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불황을 촉발시킨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큰 변화가 생겨 미지의 영역 자체에 대한 우려도 점차 줄어가는 분위기다.
그를 만나고 나서 '재무통'·'전략통' 같은 단어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봤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것을 보고 기계적으로 이름 붙인 건 아니었을까. 앞으로 더 많은 IB 출신 증권사 CFO 혹은 재무 출신 IB 전문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때 조달과 투자라는 선순환이 이어질 듯 싶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화에어로·숨비, 화생방 정찰 드론 공동 개발 나선다
- [IR Briefing]에스엠씨지 "화장품 유리용기 시장, 경쟁력 자신"
- 침묵의 VCM, 롯데그룹 위기의식 반영됐나
- [i-point]에이루트, 세계 최대 유통 전시회 NRF 2025 참가
- [i-point]투비소프트, '소울링크'로 일본 장례시장 공략
- [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ROE 44%' HD현대일렉트릭, 주가 훨훨 날았다
- [이사회 모니터/농협금융]강호동 회장 인연 이사회 의장으로…중앙회 장악력 강화
- [CEO 성과평가/한화생명]여승주 부회장, 실적성과 정체 속 3연임 여부 시선집중
- KB저축, 새 CRO에 자산관리 전문가 중용의 의미
- [CEO 성과평가/카카오뱅크]윤호영 대표, 시장 예상 깨고 최고 실적 경신…5연임 도전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지주 부사장 인사에 우리투자증권 기대감 'UP'
- iM증권 돌아온 서상원 전무, 1년만에 중책 맡았다
- 신세계-알리 빅딜 배경에 뱅커 키맨 역할 '주목'
- [2025 승부수]이선훈 신한증권 대표, 정상화 '타임라인' 제시했다
- [thebell League Table]한국물 '역대급' 발행…500억달러 훌쩍 넘었다
- [thebell League Table]'DCM=KB증권' 올해도 선두 지켰다
- 글로벌 투자자 찾는 한화그룹, 오너 의중 반영됐나
- 한화에너지, 내년 한국물 발행 채비 나섰다
- 현대해상, 자본확충 총력…9000억 자본성증권 발행
- 스팩 선보이는 한화증권, 연말에도 "바쁘다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