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해운업 지배구조 단순화 내막은 납입충당금 이슈 해소 차원, SM상선 유동성 'SM하이플러스 투입'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07 08:17:3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6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이 산하 해운 계열사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에스엠하이플러스가 보유하던 대한해운 지분을 전략 SM상선이 인수하는 거래를 단행했다. 해운업 호황기를 맞아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SM상선이 SM그룹 내 대표 해운사로 발돋움하는 모습이다.다만 이번 거래는 SM상선의 유동성을 계열사로 흘려보내는 목적도 있다. ‘위메프·티몬 사태’ 이후 금융 당국의 선불충전금 실태 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하이패스 사업을 벌이는 SM하이플러스는 대규모 현금을 조달해 충당금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해운은 지난 2일 최대주주인 SM하이플러스가 보유 지분 일부를 SM상선에 매각하는 거래를 단행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대한해운 최대주주는 SM상선으로 변경됐다.
세부적으로 SM하이플러스는 보유 중인 대한해운 주식 6563만4612주 가운데 5322만주를 SM상선에 매각했다. 1주당 가액은 2397원으로 지난 2일 대한해운 종가 1998원에 최대주주 할증 20%를 적용해 산출했다. 거래가 총액은 약 1276억원이다.
SM상선의 그룹 내 위상도 제고됐다. 그동안 해운업 적자를 놓고 내부 경쟁을 펼치던 대한해운과 SM상선간 위계구도가 명확해졌다. SM상선이 대한해운 모회사 지위를 확보하며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SM상선에서 시작한 해운 계열사 지배구조는 대한해운으로 이어진 뒤 각종 중소형 해운사 및 해운서비스 자회사들로 퍼져나간다. 대한해운은 자회사로 케이엘씨SM(선박관리), 한국선박금융(선박금융), 대한상선(해운업), 대한해운엘엔지(해운업), 창명해운(해운업) 등을 두고있다.

이번 거래의 또 다른 의미는 SM상선을 통한 계열사 지원이다. SM하이플러스는 이번 거래로 지분법적용투자주식 처분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외수익으로 잡혀 곧바로 순이익에 계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무제표상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M하이플러스는 대한해운 지분 20.56%를 보유 중이었다. 과거 대한해운 인수 과정에서 SM그룹내 유동성이 여유롭던 SM하이플러스가 나서 지분을 인수한 결과다. 당시 취득원가는 1877억원이었다. 2023년 말 장부가액은 3398억원으로 대한해운 순자산가액을 그대로 반영했다.
현재 SM하이플러스는 대규모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위메프·티몬 사태’ 이후 금융 당국에서 전자금융거래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선불업(선불충전금)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하이패스카드 영업을 주업으로 하는 SM하이플러스는 대규모 자금을 확충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업활동과 관련성이 없는 해운업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취득원가 대비 현재 대한해운 주가가 낮아지자 SM상선이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인정해 웃돈을 주고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SM그룹이 적극적으로 SM하이플러스를 지원하는 이유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SM하이플러스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후계자인 아들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가 직접 경영하는 계열사다.
SM하이플러스는 2007년 7월 한국도로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뒤 2011년 6월 SM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5년 5월 삼라네트웍스와 합병했다. 또 2019년 10월 한일개발, 케이엘홀딩스이호를 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다. 2020년 3월 동강시스타까지 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따.
SM하이플러스 최대 주주는 SM스틸로 지분율은 54.4%다. 이외 SM그룹 계열사인 티케이케미칼 등이 잔여 지분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SM그룹 내 100% 계열사다. SM스틸의 최대주주는 우 회장으로 지분 39.45%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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