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승부수 던진 임종룡 회장 "자회사 임원 합의제 폐지"스스로 권한 내려놓으며 쇄신 의지 표명…"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최필우 기자공개 2024-10-11 10:17:0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부정 대출 사태 수습 대책을 밝혔다. 임 회장은 사태 직후 사과 전문을 낸 뒤로는 추가적인 입장 표명을 극도로 조심해 왔으나 국감 현장에서 작심한 듯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사퇴 의사를 묻는 의원 질의에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임 회장은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 제도는 회장이 동의해야 자회사 임원을 선임할 수 있는 제도로 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과 영향력을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회장에게 부여된 제왕적 권한이 부정 대출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 임 회장 스스로 본인의 권한을 축소하기로 했다.
◇사실상 자회사 CEO 임명권…제왕적 권한 내려놓는다

임 회장의 출석은 이날 정무위 국감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정 대출 사건과 관련해 경영진 책임을 강조한 이후 임 회장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가 국감 관전 포인트였다.
임 회장은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 회장은 일반 증인 질의 과정에서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는 사실상 금융지주 회장에게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임명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이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자에 합의한다 해도 회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추천이 불가능하다. 또 각 계열사 대표는 인사를 놓고 임 회장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구조다. 이 권한을 바탕으로 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임 회장은 회장에게 주어진 제왕적 권한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임 회장이 CEO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의 존재로 친인척 부정 대출이 가능했다고 본 것이다. 사전합의제가 폐지되면 계열사 CEO는 지주 회장을 전보다 덜 의식하고 독립 경영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임 회장이 공언한 만큼 사전합의제 폐지는 지난달 말 가동된 자추위부터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CEO들의 연임 또는 교체를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 CEO 후보자가 추천되면 임 회장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인사를 구상할 수 있다. 임 회장은 사전합의제 폐지로 스스로의 권한을 축소하면서 쇄신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사퇴도 마다 않는다…정면돌파 선택
국감 현장에서는 임 회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도 다수 나왔다. 이 원장이 경영진 책임을 거론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대한 임 회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임 회장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거듭 밝혔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우리금융에 대한 인사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 정기검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회장은 현 경영진이 부정 대출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우리금융이 부정 대출과 관련해 1차 조사를 진행했고 추가 조사가 필요해 2차 조사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금감원 조사가 이뤄졌을 뿐 은폐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감원에 먼저 협조를 요청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을 것이란 점은 인정했다.
임 회장은 "1차 검사 때 위법 부당행위, 배임에 해당하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해 2차 검사를 대대적으로 하려 했고 이 와중에 금감원 검사가 들어온 것"이라면서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금감원에 협조를 빠르게 요청하는 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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