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부진한 한화솔루션, 아쉬운 미국 태양광 투자 결정[Weakness]③평균 점수 1점...미국 신규 투자로 무거워진 재무부담
정명섭 기자공개 2024-10-15 15:57:1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9시5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 초 5만7000원선이었던 주가는 2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고점인 6만9740원(2022년 9월)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근간에는 주력 사업인 케미칼 부문과 신재생에너지 부문(태양광)의 동반 부진이 있다.특히 태양광 부문은 수익성이 높고 매년 고성장해 온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부진의 여파는 더 컸다. 동시에 미국 신규 공장 설립에 조 단위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재무부담도 커졌다. 한화솔루션 이사회 평가에서 '경영성과'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영성과 11개 문항 모두 1점...태양광·케미칼 동반 부진 탓
THE CFO가 제작한 '2024 이사회 평가' 툴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6개 평가 항목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는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과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미치는지를 보는 영역이다.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푯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과 같은 경영지표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지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건전성 지표가 담겼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경영성과 항목에서 55점 만점에 11점을 받아 평균 1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원인은 핵심 사업군의 부진이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전년 대비 1.2%, 영업이익성장률은 -35.2%다. KRX 300 중 비금융기업 277개사 가운데 상·하위 10%를 걸러낸 가중 평균치(4.7%, -2.42%)를 모두 하회했다.
케미칼 부문이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실적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케미칼 부문은 지난해 매분기 300억~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4분기에 7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태양광 사업의 이익도 줄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태양광 모듈 판매 등으로 약 26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으나 3분기에 75억원, 4분기 20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한화솔루션의 ROE와 ROA는 각각 -2.34%, -0.64%로 코스피 100대 기업 평균치(6.82%, 3.76%)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4개 문항 점수가 모두 1점으로 평가됐다.
PBR은 0.87배로 평균치(2.38배)보다 크게 낮아 1점을 받았고 총주주수익률(TSR)은 -7.12%로 평균치(27.64%)를 크게 하회했다. 주력 사업들이 모두 부진하자 주가가 저평가구간에 접어들었다.
배당수익률은 0.76%로 이 또한 평균치인 1.42%를 밑돌았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결산 기준 주당 300원(보통주)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9년 회계연도 배당(주당 200원) 이후 4년 만의 배당이었으나 조 단위 투자로 회사 규모에 비해 배당총액은 낮았다.
◇미국 투자로 무거워진 빚 부담, 이자보상배율 0.1배
실적은 부진한 데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3조원 넘는 투자비를 차례로 집행하다보니 재무부담이 커졌다. 작년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171.8%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초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밸류체인(솔라허브 프로젝트)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차입 규모가 크게 늘었다.
차입금 대비 현금창출력 수준을 보여주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5.8배로 평균치(1.21배)를 상회했다. 현재 현금창출력 수준으로 빚을 다 갚으려면 6년 가까이 걸린다는 얘기다.
차입 규모가 급격히 커지다 보니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0.1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화솔루션의 작년 말 영업이익은 6045억원이었는데 총차입금은 9조3500억원에 달했다.
2024년에도 미국 투자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력 사업의 실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재무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보유자산 매각,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유동화 등 차입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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