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CEO 보상 분석]넷마블, '성과주의' 색채 뚜렷기본급 적고 단기인센티브 비중 상당, 지난해 성과급 제로…핵심 성과지표 주가 침체흐름
황선중 기자공개 2024-10-17 07:29:30
[편집자주]
최근 미국의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하루 만에 24% 폭등했다. 똑같은 회사여도 CEO가 누구냐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유능한 CEO를 품기 위해 매력적인 보상 장치를 갖추는 작업은 사실상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더벨은 CEO 보상 정책을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의 최고경영자(CEO) 보상 체계는 '단기 성과주의' 색채가 짙다. 회사의 몸집에 비해 기본급 자체가 많지 않을뿐더러 단기 성과가 미진한 경우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상황도 적잖다. 경영진이 많은 보수를 수령하기 위해서는 매년 가시적인 성장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다. 장기적인 성장은 창업주 방준혁 의장의 몫이다.◇넷마블 CEO 기본급, 경쟁사 대비 적어
넷마블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인물은 1968년생 권영식 각자대표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난 2000년 회사를 창업하기 전부터 함께한 인물로 유명하다. 2014년 넷마블이 CJ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통해 새롭게 출범하던 무렵 대표로 올라섰다. 그때부터 최근까지 10년 동안 넷마블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권 대표가 경영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14년 넷마블 매출(연결)은 3623억원이었지만 8년 뒤인 2022년 2조6734억원으로 성장했다. 2017년 유가증권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넷마블은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이른바 '3N'으로 불리며 국내 게임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넷마블이 권 대표에 지급하는 기본급은 경쟁사와 단순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권 대표 취임 10년차였던 지난해 수령한 보수총액은 5억8100만원이었다. 기본급 5억6500만원에 복리후생급 160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권 대표가 대표직을 겸임하는 자회사 넷마블네오가 지급하는 보수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성과급은 전무했다.
넷마블처럼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 있는 경쟁사의 기본급 규모를 살펴보면 넥슨의 오웬마호니 전 대표(취임 10년차)는 지난해 10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넷마블보다 체급이 낮다고 평가되는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전 대표(취임 8년차)는 9억원, 위메이드의 장현국 전 대표(취임 10년차)는 10억원을 기본급으로 받았었다.
경쟁사와의 기본급 격차는 최고경영자(CEO) 발굴 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외부에서 비싼 몸값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기보다 내부에서 경영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는 편이다. 실제로 권 대표는 물론이고 그와 함께 경영을 책임지는 김병규 각자대표도 여러 차례 내부 승진 끝에 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성과급, '단기 인센티브' 성격 짙어
성과급은 단기 성과에 따라 움직이는 양상이다. 일례로 지난 2018년 권 대표는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넷마블 매출이 전년대비 16.6% 역성장한 탓이었다. 다만 권 대표가 이끄는 자회사 넷마블네오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덕분에 넷마블네오에서 성과급 7억1800만원을 받았다.
2020년엔 정반대 양상이었다. 권 대표는 넷마블로부터는 성과급 3억원을 수령했지만 넷마블네오에서는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당시 넷마블 매출은 전년대비 14% 증가했던 반면 넷마블네오 매출은 16.7% 감소했다. 이듬해인 2021년엔 넷마블과 넷마블네오 모두 다시 성장세를 되찾았고 두 곳 모두에서 성과급이 나왔다.
지난해 권 대표의 성과급이 전무했던 것도 넷마블과 넷마블네오 모두 역성장을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넷마블 매출은 전년대비 6.4% 감소했고 적자까지 발생했다. 넷마블네오 매출은 같은 기간 41.1% 줄었다. 권 대표가 성과급을 아예 받지 못한 것은 넷마블이 증시에 입성한 2017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넷마블은 장기 성과를 위한 보상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은 잘 활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2018년 4월을 끝으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권 대표 역시 8년 전인 2016년 이후 한 차례도 스톡옵션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넷마블의 성과급은 단기 성과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강하다.
CEO의 핵심 성과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주가는 권 대표 체제 아래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5월 상장 당시 공모는 15만7000원이었다. 2019년엔 10만원선까지 떨어졌다가, 이듬해인 2020년엔 다시 2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때 이후로는 침체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무려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6만원에 근접한 상태다. 주가 회복을 위한 권 대표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준혁 의장, 장기 성장 진두지휘
단기 성과 위주로 성과급을 구성할 경우 경영진이 중장기적 성장보다는 당장의 성장에만 집착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인수합병(M&A)처럼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인색해진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돼 단기 수익성이 후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기 성과가 부진하면 사실상 보수가 감소하는 경영진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때 빈틈을 채우는 인물이 창업주 방준혁 의장이다. 방 의장은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서 굵직한 M&A를 주도하며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 2020년 게임과 연관이 없는 코웨이를 인수하거나, 2021년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조 단위 차입금을 일으킨 판단 모두 방 의장의 승부수였다.
지난해 방 의장은 넷마블에서 보수로 14억6600만원(기본급 14억6300만원, 복리후생급 3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으며 성과급은 좀처럼 받지 않는 편이다. 방 의장은 상장 원년인 2017년 이후 코웨이 인수가 이뤄진 2020년에만 성과급(9억78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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