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CEO 보상 분석]펄어비스, 직원에겐 '파격적' CEO에겐 '보수적'작년 허진영 대표 보수 5억 미만, 내년 '붉은사막' 성과 주목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13 08:29:22
[편집자주]
최근 미국의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하루 만에 24% 폭등했다. 똑같은 회사여도 CEO가 누구냐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유능한 CEO를 품기 위해 매력적인 보상 장치를 갖추는 작업은 사실상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더벨은 CEO 보상 정책을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하는 회사로 유명하지만, 최고경영자(CEO)에겐 다소 인색한 편이다. 경영진보다 게임 개발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게임사 모습을 보이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펄어비스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90만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펄어비스가 직원 급여로 지출한 금액은 도합 745억3637만원이었고, 총직원수는 700명(기간제 근로자 48명 포함)이었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3년 11개월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내 게임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였다. 지난해 주요 경쟁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을 살펴보면 △엔씨소프트(1억700만원) △크래프톤(9800만원) △카카오게임즈(9800만원) △넥슨게임즈(9300만원) △컴투스(8100만원) △넷마블(7500만원) 등이었다. 펄어비스의 직원 보상 정책이 사실상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뜻이다.
◇직원에 비해 CEO 보상은 보수적
하지만 펄어비스의 CEO 보상 정책은 파격적인 직원 보상 정책에 비해서는 사뭇 보수적인 모습이다. 상기 언급한 주요 경쟁사의 CEO들은 모두 지난해 5억원 넘는 보수(성과급 포함, 주식보상 제외)를 수령했다. 그러나 펄어비스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허진영 대표는 지난해 5억원 이하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1년생으로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허 대표는 비개발자 출신 경영인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티실장, 온네트(현 웹젠온네트) 퍼블리싱본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서비스본부장, 카카오 게임본부장 등을 지냈다. 펄어비스에 합류한 시기는 2017년이다. 2022년 3월부터는 회사의 대표로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허 대표의 전임자였던 정경인 전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정 전 대표는 2016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펄어비스를 이끌었지만 한 차례도 5억원 넘는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 정 전 대표는 1980년생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형 벤처캐피탈(VC)인 LB인베스트먼트에서 게임 부문 투자 심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붉은사막' 성과 따라 CEO 성과급도 달라질듯
펄어비스는 회사의 캐시카우를 만드는 게임 개발진 처우 개선에 더욱 신경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펄어비스 보수 수령자 상위 명단만 살펴봐도 김대라 총괄실장(6억6500만원), 조경준 총괄실장(5억9100만원), 정준열 부부문장(5억7600만원), 고광현 총괄실장(5억4100만원) 등 주요 개발자들이 허 대표를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개발자 출신인 창업주 김대일 의장은 지난해 보수로 5억6600만원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기본급 4억6700만원, 상여급 7500만원, 복리후생급 2400만원이었다. 김 의장은 회사의 경영 전반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게임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는 펄어비스 명운을 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작 게임 <붉은사막>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허 대표의 보수도 내년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에 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5년 넘게 회사의 모든 개발 역량을 집중해 <붉은사막>을 만들고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하는 기간 동안 매출은 5359억원(2019년)에서 3334억원(2023년)으로 떨어졌고, 주가는 14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그러나 <붉은사막>은 장기간 개발한 만큼 흥행 잠재력이 상당하다. 흥행에만 성공한다면 단숨에 실적과 주가를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 단기 실적과 주가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허 대표의 성과급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붉은사막>은 금주 개최되는 '지스타2024'에서 시연회를 가질 정도로 출시 초읽기에 접어든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엔씨소프트,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 기회 눈앞
- [2024 이사회 평가]넥슨게임즈, 사외이사 1인...견제기능 '약점'
- [2024 이사회 평가]위메이드 이사회, '오너' 견제 가능할까
- 펄어비스, 1500억 현금 유출에도 재무체력 '거뜬'
- [2024 이사회 평가]전열 정비하는 카카오게임즈, 경영성과 '아쉽다'
- [지스타 2024]방준혁 넷마블 의장 "적어도 5년간 '트랜스미디어' 기조"
- [Earning & Consensus]펄어비스 3Q 관전포인트 '비용'
- [컨콜 Q&A 리뷰]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번엔 출시할까
- 위메이드, '히트메이커' 손면석과 연결고리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