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바꾸는 엔씨소프트]'기회의 땅' 중국, 이번에는 뚫을까리니지2M 판호 확보, 이르면 내년 출시…성장갈증 해소 가능성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11 08:17:05
[편집자주]
엔씨소프트 '체질개선'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모든 게임 개발 조직을 본사에 두고 있는 오랜 구조부터 개편하는 모습이다. 신작 게임을 개발하는 일부 조직을 물적분할하며 새로운 변화의 길을 개척하려는 모습이다. 더벨은 엔씨소프트 체질개선 전략의 배경과 기대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게임이지만 유독 중국에서는 명성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다. 중국은 수억명의 게임 이용자를 보유한 '기회의 땅'이었던 만큼 중국을 놓친 것은 오랜 기간 엔씨소프트의 아쉬움으로 남았었다.그런데 최근 엔씨소프트가 아쉬움을 해소할 기회를 잡게 됐다. 지난달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2M>에 대한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면서다. 판호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발급 여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엔씨소프트로서는 뜻밖의 행운을 잡은 셈이다.
<리니지2M>은 2019년 11월 출시된 모바일게임이다. 2017년 선보였던 <리니지M>에 비해 화려한 그래픽과 고난도 기술력을 특징으로 한다. <리니지M>이 '리니지' 향수를 가진 이용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리니지2M>은 높은 수준의 MMORPG 장르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이용자를 겨냥한 작품이다.
<리니지2M>는 엔씨소프트 매출 2조원 시대를 개척한 일등공신이다. 2020년에만 무려 매출 8496억원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였다. 2020년 엔씨소프트 매출(2조4161억원)의 35%를 홀로 책임졌다. 출시 5주년인 올해에도 수천억원대 매출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리니지2M>가 창출한 누적 매출은 2조원 이상이다.
◇만만치 않은 중국 시장
국내에서 흥행력을 입증했다고 중국에서 흥행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엔씨소프트는 창사 초기부터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좋은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상반기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국내 90.8%(6967억원) △북미 6.7%(514억원) △일본 1.5%(119억원) △대만 0.7%(55억원) △캐나다 0.1%(11억원)이었다. 중국 매출은 사실상 전무했다.
중국에서 엔씨소프트 앞길을 막은 것은 '리니지'를 모방한 아류작들이다. 엔씨소프트가 처음 중국에 진출한 시점은 2003년이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원조 <리니지>로 아류작이 판치는 중국 MMORPG 시장을 평정하려 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중국 이용자들이 시장을 선점한 아류작들을 쉽사리 떠나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2017년 중국의 한한령 조치 이후로는 엔씨소프트는 중국 진출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좀처럼 엔씨소프트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다. 그 사이 주요 경쟁사인 넥슨,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가 매년 중국에서 최소 수천억원대 매출을 거두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 통해 성장 갈증 해소할까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리니지2M> 중국 진출은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엔씨소프트 당면과제는 이용자의 현금결제를 과도하게 유도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일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부터 현금결제를 하지 않아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신작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하지만 그런 신작들은 당장의 실적에는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비용만 계속해서 야기하면서 수익성을 갉아먹는다. 매출 정체와 수익성 악화라는 겹악재에 시달리는 엔씨소프트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시 이용자의 현금결제 심리를 자극하는 게임을 선보일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중국 이용자는 국내 이용자와 달리 엔씨소프트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다. 현금결제에 대한 거부감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만약 <리니지2M>이 흥행하면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실적도 확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다만 구체적인 <리니지2M>중국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판호를 확보한 만큼 빨라도 내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실적상 어려움을 단숨에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데다가 과거 중국에서의 실패 경험도 남아 있는 만큼 섣불리 게임을 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긍정적인 대목은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가 조만간 중국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12월 판호를 받고 1년 가까이 중국 진출을 준비했다. 엔씨소프트로서는 <리니지2M> 중국 출시 전에 한 차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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