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OCI그룹]OCI, 출범 초기부터 구축한 탄탄한 이사회⑥신규 투자 안건 위주로 운영…이사회 내부 평가제도 마련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25 08:14:19
[편집자주]
OCI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OCI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한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투자를 확대하는 등 속도를 붙이는 반면 태양광 사업은 관계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힙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속도조절에 나선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OCI그룹의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곳이다. 안건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기업의 안건은 대부분 신규 투자와 연결돼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지난해 5월 OCI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출범한 사업회사 OCI도 대부분의 안건이 신규 투자와 직결됐다. 기존 화학 사업을 넘어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를 신사업으로 낙점, 투자를 확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대비한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OCI는 관료 출신부터 법률, 산업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체계적인 이사회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OCI 초대 이사회는 대표이사 2인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해 총 5명으로 출발했다. 사내이사는 각자 대표이사인 김택중 부회장과 김유신 사장이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도 겸임했다. 이들은 모두 30년 이상의 화학사업 경력을 보유해 연구개발(R&D)과 사업개발 및 영업 부문에서 강점을 지녔다.
사외이사는 문태곤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김진일 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대표이사 사장, 정원선 변호사를 선임했다. 관료 출신부터 산업, 법률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해 초기 투자 등 사업 확장의 전략을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재무 전문가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OCI 이사회는 지난해 총 8번의 이사회를 개최해 34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그중 계열회사 등과의 거래 승인의 건과 신규 투자, 자금 차입 등과 관련된 안건은 14건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실리콘 음극재 신규 투자와 관련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신설법인인 만큼 이사회 결정에 따라 미래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OCI는 이사회 및 위원회의 직무수행을 보조하기 위한 담당 지원조직도 구축했다. 경영기획부와 HR/GA부는 이사의 원활한 직무수행과 이사회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각 위원회를 지원하는 조직과 담당자도 부문별로 지정돼 있어 이사회 의안 및 보고사항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OCI는 올해도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구성원은 유지한 채 이사회 의장을 김 부회장에서 문 사외이사로 변경했다. 의장의 직위는 이사회 독립성을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로 여겨진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시 견제와 균형이라는 고유 역할로 이사회 중심의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OCI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를 두고 있다. 특히 회계와 업무 감사를 맡은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 승인을 검토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들만 참여해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했다.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한 자체 평가 시스템도 구축했다. OCI는 올 4월 한국ESG기준원의 이사회평가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설문평가를 처음 진행했다. 평가에는 사외이사 개별실적에 대한 자기평가도 포함됐다. 특히 사외이사들은 안건에 대한 실효성과 감사위원의 내부통제 운영 기여도 등을 평가받아 재선임 후보 추천에 반영된다.
하지만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다. 즉 경영진에 현안 보고를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해 중재자로서 견제와 감독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OCI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구성하였으며,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출해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이같은 노력에 자사는 지난해 말 기준 지배구조보고서 준수율은 73.3%에 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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