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타고 날았다' SK하이닉스, 메모리 1위 등극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 삼성전자 DS부문 제친 수준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25 07:56:1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2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는 확실했다. SK하이닉스가 30년 넘게 선두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했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집권했던 것처럼 SK하이닉스 역시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관측된다.지난해 역대급 불황을 겪은 만큼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 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같은 기조가 적용된다. HBM 재료인 D램에 무게중심을 두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한 낸드플래시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
◇7조원대 수익 달성, 2018년 초호황기보다 좋은 실적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행사 내내 SK하이닉스 경영진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차 있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024년 3분기(연결기준)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7.0%, 전년 동기 대비 9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28.6%,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올 3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8조382억원, 6조7644억원으로 추정했다. PC, 스마트폰 등 시장이 부진하면서 매출은 전망치(컨센서스)를 하회했으나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을 웃돌았다.
이번 SK하이닉스 매출과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여겨지는 2018년(2분기 16조4233억원·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해 고부가 제품 비중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4조~5조원대로 예측되는 삼성전자를 제친다면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게 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일반 응용처 수요 회복이 다소 지연됐으나 데이터센터 중심 AI 메모리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HBM 및 기업용(e)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판매 확대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고 설명했다.
일등공신은 단연 HBM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 매출은 전기 대비 70%,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늘면서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30%까지 커졌다. 올 4분기에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들어 5세대 HBM(HBM3E)이 4세대 HBM(HBM3) 출하량을 역전했다. 4분기부터는 12단 HBM3E 납품이 본격 개시되는데,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이 HBM3E 출하량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의 경우 견조한 eSSD 수요에도 PC, 모바일 등 고객 재고조정으로 출하량이 전기 대비 10% 중반 감소했다. 다만 eSSD 판매 비중 확대로 평균판매가격(ASP)은 10% 중반 상승했다. 3분기 eSSD 매출은 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430% 이상 성장하는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했다.
추후에도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HBM은 일반 E램과 달리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과 물량을 정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5년 HBM 물량까지 완판(솔드아웃)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신 HBM에 쓰이는 10나노급 5세대(1b) D램 생산능력(캐파)을 확장하고 있다. HBM3E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 선단공정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변수는 성숙(레거시) 제품이다. 중국 업체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로우파워(LP)DDR4 등 경쟁 심화 및 가격 하락이 이뤄지고 있다. PC와 모바일 등 시장 회복이 더딘 점도 부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DDR5, LPDDR5 등 플래그십 제품 위주로 라인 전환을 진행해 해당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신제품에 필요한 기술 난도 증가, 이에 따른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로스, 고객 인증 여부 등 여러 요인 감안하면 메모리 업계가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제품을 적기 공급하기 쉽지 않다"며 후발주자의 추격이 어렵다는 점을 암시했다.
또한 중국 경쟁사에 대해서는 기술력 및 성능 측면에서 격차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SK하이닉스의 자신감을 드러나는 대목이다.
◇D램 '적극'·낸드 '보수' 투자, 내년 소폭 증대 예상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용인클러스터 1기팹 투자가 한창이다. 올해 자본적 지출(CAPEX)은 연초 계획 대비 증가한 10조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2025년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b D램 전환, HBM에 필요한 실리콘 관통전극(TSV) 및 후공정 캐파 확보 등을 고려하면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완공되는 M15X의 경우 2026년부터 D램 생산에 기여할 예정이다. 대신 낸드 쪽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응용처별 업황을 반영한 결정이다.
다만 투자 규모 증가분이 대부분 인프라 연구개발(R&D) 및 후공정에 투입되는 걸 감안하면 전체 생산량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투자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 중이다.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한해 투자를 지속한다는 원칙은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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