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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의 어떤 '미래' [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4-10-30 07:30:4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재계에 던진 화두의 파장이 상당하다. 과연 오너 경영만이 정답인가. 견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오너 경영하에 주주들은 행복한가. 현실적 인식부터 철학적 주제까지, 이번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도전은 먼 훗날 경영학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임이 분명하다.

다만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이제부터 맞닥뜨려야 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고려아연이 마지막 딜은 아닐테니 말이다. 재계에 던진 화두의 무게, 과연 그 무거움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시장의 관측은 크게 두 갈래다. 먼저 더 이상 국내 대기업들과 일하기 힘들 것이란 비관론이다. 기업은 하나의 인격체다. 살아 움직인다. 당연히 가족도 있다. 대기업들은 그 범위가 더 넓다. 혈연과 혼맥으로 이어진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다.

고려아연이란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재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거대한 기둥이다. 그런 고려아연과 척을 졌으니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등을 돌렸겠는가. 오너 경영의 잘못을 지적한 날카로움이 결과적으로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이미 출자 사업에서 그 징후가 나오고 있다. 공제회와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들이 MBK파트너스에 출자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장 가장 최근에 과학기술인공제회 출자 사업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배를 마셨다. 고려아연 사태 이전 국내 출자사업에서 연전연승을 하고 있었던 터라 그 결과에 시장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과연 보이지 않은 손이 작동한 것일까.

다만 반대 의견도 있다. 오히려 일복이 터질 수 있다는 반론이다. 국내 기업들은 성장기를 지나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형태의 지배구조가 나오고 있다. 1세대에는 탄탄한 오너십 경영이 가능하지만 세대가 지날수록 그 형태와 구조가 복잡해지고 있다. 어느덧 4세 경영 시대에 접어든 기업들도 상당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집단 간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비단 고려아연만의 문제가 아니다. MBK파트너스는 이 시장을 선점한 시장 지배자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다른 투자사들은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실제 지배구조 이슈에 노출돼 있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미 MBK파트너스를 찾아가고 있다는 말들도 들리고 있다. 새로운 시장 개척자에게 많은 일들이 몰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 많은 과실을 MBK파트너스가 향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PEF 운용사다. 한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이 주 무대다. 한국 시장에만 특화된 투자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시장들을 관통하는 투자 철학이 존재해야 한다.

이번 고려아연 투자의 핵심은 바로 '주주가치' 제고다. 이 투자 프레임으로 봐야 고려아연 투자의 본질이 보인다.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는 부수적인 방법론이다.

MBK파트너스의 미래 또한 이 본질과 철학을 좇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선 협업과 협력이 있을 수도 있고 분쟁과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투자 원칙을 위해서라면 트러블메이커도 마다하지 않은 배짱과 용기가 있을 뿐이다. 해결사와 싸움꾼, 아니면 그 중간 어느 지점? MBK파트너스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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