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서밋 2024]'최초 타이틀 독식' 하이닉스, '16단 HBM' 시대 연다TSMC 협력 예고, CXL·PIM 등 차기 라인업 공개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05 07:03: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학회 등에서만 공개된 차세대 제품을 공식화하면서 경쟁사와 격차가 분명함을 부각했다. HBM 이외에도 미래 메모리 제품군을 소개하면서 '풀스택 인공지능(AI) 메모리 프로바이더'라는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를 통해 16단 5세대 HBM(HBM3E) 개발 소식을 전했다.
곽 사장은 "48기가바이트(GB) 16단 HBM3E를 선제적으로 개발 중이다. 내년 초 샘플을 제공할 것"이라며 "패키징 기술은 12단에서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Mass Reflow-Molded Under Fill)'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HBM은 12단이 최대였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바 있다. AI 서버 확장으로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6세대 HBM(HBM)부터는 단수가 16단으로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16단 제품을 최적화하기로 했다. 당초 16단부터는 패키징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단 SK하이닉스는 기존 MR-MUF로 16단을 구현해보고, 다음 기술로 여겨지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백업 공정으로 둘 방침이다.
MR-MUF는 칩을 쌓은 뒤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내부 공간 전체에 열을 가해 굳히는 게 골자다. 열 방출, 휨 현상 제어 등이 용이해 SK하이닉스 HBM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솔더볼이나 범프 등 연결 소재 없이 칩과 칩을 붙이는 방법이다. 추후 적용될 것이 유력하나 성숙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최대한 MR-MUF를 활용하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심산이다.
곽 사장은 "내부 분석 결과 16단 HBM3E는 12단 대비 학습 분야에서 18%, 추론 분야에서 32% 성능이 향상됐다. 추론을 위한 AI 가속기 성장성이 확실한 만큼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선두주자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HBM4에서의 또 다른 관건은 '베이스 다이'다. 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는 다이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인 '코어 다이'를 적층한 뒤 이를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제작한다.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에 로직 공정이 도입된다. 메모리가 아닌 시스템반도체 기술이 투입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관련 노하우가 풍부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 협업할 방침이다.
곽 사장은 "글로벌 1위 파운드리사와 원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고객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HBM4 등을 납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HBM4가 등장한다면 이후에는 7세대 HBM(HBM4E), 8세대 HBM(HBM5) 등이 순차적으로 나오게 된다. HBM5는 2028년경 양산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은 고객맞춤형(커스텀)으로도 만들어진다. 빅테크마다 세부 요구사항이 다른데 이를 반영하려는 취지다.
◇'HBM만 있는 게 아니야' 차세대 SSD도 전면에
현재 전성기를 맞이한 SK하이닉스지만 언제까지나 HBM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이날 곽 사장은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 6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고용량 QLC(Quadruple Level Cell) 기반 기업용(e)SSD 등도 준비 중임을 드러냈다.
핵심은 낸드플래시다. 솔리다임(구 인텔 낸드사업부)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SSD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SK하이닉스다. 솔리다임은 SSD 중에서도 eSSD에 특화된 업체다.
더불어 CXL(Compute Express Link), PIM(Processing in Memory),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Computational Storage) 등도 거론됐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및 GPU,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PIM은 메모리 병목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연산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곽 사장은 "이와 같은 기술들은 초거대 데이터를 다루게 될 미래의 필수품"이라며 "차세대 AI 시스템의 구조를 바꾸는 큰 도전이자 AI 업계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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