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현대해상, 가용자본 증대 '삼두마차' 이익·CSM·외부조달보험부채 증가로 자본 1조3000억 감소 요인 발생…영업성과·후순위채로 상쇄
강용규 기자공개 2024-11-15 12:32:13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요인으로는 할인율 인하가 꼽힌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보험부채 산출이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도록 할인율 산출 기준 현실화를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할인율이 떨어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자본은 줄어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다.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회사별 지급여력 변동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1: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와 금리 하락 등의 환경 변화로 모든 보험사가 자본적정성 관리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익 창출능력이 안정적인 대형 손보사들은 가용자본이 증가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형사들은 가용자본이 줄어들었다.손보업계 톱5 중 하나인 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해상) 역시 가용자본이 늘었다.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실이 불어나기는 했으나 이익잉여금의 증대와 보험계약마진(CSM)의 신규 확보,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 등을 통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 1조3000억 줄었는데... 가용자본 오히려 4000억 증가
현대해상은 2024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169.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개월 사이 3.5%p(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 손보사들의 킥스비율 평균치는 7.5%p 하락했다. 업계 톱5(삼성·현대·DB·KB·메리츠)로 한정하면 킥스비율이 상승한 삼성화재를 제외하고는 현대해상의 낙폭이 가장 작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상반기 외부 환경 변화의 악재 속에서 자본적정성 악화를 최소화했다는 관점으로 보는 시선이 대다수다.
올들어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제도가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의 보험부채 평가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증가분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구성하는 순자산의 하위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계정에 마이너스(-)로 축적된다. 게다가 2분기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 역시 보험부채 평가액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현대해상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작년 말 -4448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조7266억원으로 1조2818억원 급감했다. 이 기간 금리 영향을 받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의 평가손익이 3282억원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금리 하락보다는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눈길이 가는 지점은 가용자본의 변화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1조3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해상의 가용자본은 작년 말 12조74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2조4784억원으로 오히려 404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 배당을 이유로 가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1618억원을 감안해도 2426억원이 늘었다.
◇안정적 영업성과에 선제적 자본확충 더한 가용자본 관리전략
상반기 경영환경 변화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현대해상의 가용자본이 늘어난 이유로는 먼저 안정적인 이익 창출능력이 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IFRS 회계기준으로 83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반기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건전성감독기준 이익잉여금을 6조4117억원에서 6조9669억원으로 5552억원 늘렸다.
조정준비금도 작년 말 5조6725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6조1893억원으로 5168억원 늘어 가용자본 증가에 기여했다. 조정준비금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제표와 보험감독회계기준 재무제표 사이 순자산의 차이를 기록하는 계정으로 보험계약마진(CSM) 등 보험부채 시가평가차액이 주요 항목이다.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 8469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CSM 잔액을 작년 말 9조1423억원에서 9조3001억원으로 불렸다. 이 증가분이 조정준비금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가용자본은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손실흡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된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보완자본이 5872억원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6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가 포함돼 있다. 순수한 영업활동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까지 활용해 가용자본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최근인 11월4일에도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했다. 가용자본에 4000억원을 더하면 킥스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69.7%에서 175.1%로 5.4%p 높아진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가용자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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