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올해 자본확충 1.3조…적정성 '선제 관리' 8월 7000억 이어 6000억 추가 조달…부채 할인율 인하·금리 변동 등 불확실성 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4-11-13 12:34:3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앞서 후순위채를 발행한 지 단 3개월만에 추가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올해만 외부 조달금액이 1조3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기존에 보유한 외부 조달액에 맞먹는 수준이다.올해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및 금리 하락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요인들이 보험사 자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교보생명도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고삐를 당기는 것이다.
◇3개뭘만에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추정 킥스비율 233.5%
교보생명은 12일을 납입일로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애초 3000억원으로 발행을 준비했으나 수요예측에서 무려 527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추가 청약을 통해 최종 발행금액을 2배로 늘렸다.
교보생명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확충한 6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214.98%로 집계됐으며 신종자본증권 효과를 더하면 223.74%까지 9.76%p(포인트) 높아진다.
교보생명 측에서는 처음부터 증액을 의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인 10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자본조달 총액의 한도를 기존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려둔 바 있다.
이는 앞서 8월에도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었기 때문이다. 이 후순위채까지 고려하면 실제 2분기 말 이후 교보생명의 자본확충의 효과는 9.76%p가 아닌 19.52%p, 킥스비율 추정치는 233.5%까지 상승한다.
단 3개월여만에 1조3000억원의 금액을 외부에서 조달했지만 이는 차환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본 확충을 위한 것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교보생명이 보유한 미상환 채무증권 발행실적을 살펴보면 2021~2023년 해마다 1차례씩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총 1조6149억원을 조달했다. 가장 빠르게 돌아오는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는 2026년이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말 킥스비율은 경과조치를 제외해도 161.24%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상회하는 만큼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도 아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잇따른 자본확충은 킥스비율 등 지표를 회복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선제적인 자본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뒤흔드는 할인율 인하·금리 영향…상반기 킥스비율 51% 급락
올 상반기 보험업계는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와 금리 변동, 감독업무시행세칙의 개정 반영 등 다양한 악재를 마주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에게서 가용자본의 감소와 요구자본의 증가에 따른 지급여력 악화가 나타났다. 상반기 동안 생보사 평균 20.2%p, 손보사 평균 7.5%p씩 킥스비율이 낮아졌다.
교보생명의 경우는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와 금리 변동의 영향이 특히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할인율 인하에 따라 증가한 보험부채 평가액, 해외 금리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의 평가가치 감소분이 동시에 누적되면서 지난해 말 1조7337억원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올 상반기 말 -9523억원까지 2조6860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의 가용자본은 14조5156억원이었다. 단 6개월만에 가용자본의 18.5%가 줄어든 것이다. 이 사이 5338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기는 했지만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요구자본이 7조4909억원에서 8조1623억원으로 6714억원 늘어나는 등 위험관리 부담이 심화했다.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작년 말 193.78%에서 올 상반기 161.24%까지 32.54%p,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는 265.36%에서 213.98%까지 51.38%p나 급락했다.
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는 내년 장기선도금리(LTFR)가 0.25%p 추가로 낮아지고 최종관찰만기가 기존 20년에서 23년으로 확대되는 등 강도가 더욱 강력해진다. 게다가 금리 인하기가 도래하면서 보험부채 평가액의 증대 위험성이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자본적정성이 불안한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라며 "업계의 자본관리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는 만큼 선제적인 보강에 나설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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