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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개선의 여지 큰 한국카본, 이사회 경영 아직 '미비'전반적으로 낮은 평점, 가장 아쉬운 공동지표 '구성'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12 08:16:5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07: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합소재 제조사인 한국카본은 별도 기준 8242억원 규모의 자산총계를 갖춘 중견기업이다. 1984년 창립돼 복합소재 사업에서 긴 업력을 갖췄다. 카본소재, LNG보냉재, 글래스페이퍼, 드라이필름 등 다양한 복합소재 분야에 걸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 조문수 회장과 아내 이명화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한국카본을 함께 이끌고 있다. 이사회를 구축해 경영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이사회 경영을 위한 체계는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쉬운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THE CFO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한국카본은 255점 만점에 88점을 획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한국카본의 이사회 경영은 대체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공동지표에 대한 평가에서 '중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3점을 넘은 지표는 없었다.

한국카본 평가지표 차트. (출처: THE CFO)

가장 낮은 평점이 부여된 공동지표는 구성이다. 한국카본 이사회 구성 평점은 5점 만점에 1.3점에 불과했다. 한국카본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비중이 절반도 되지 않아 평가에서 최하점이 부여됐다. 또 이사회 규모도 효과적인 토의와 활동을 위해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이사회를 이끄는 의장이 오너 경영인인 조 회장이라는 점도 감점요인이 됐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을 둔 사례가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실효성 있는 이사회 운영을 위해 필요한 위원회 역시 일절 설치되지 않았다.

공동지표 중 견제기능에 대한 평점도 5점 만점에 1.4점으로 낮은 편이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됐고, 이 내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충실하게 기술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외 대부분의 세부평가 항목에 있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우선 이사 추천과 관련된 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사외이사가 1명 뿐이라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지도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수립되지 않았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100% 이상으로 과도하게 책정된 편이었다.

공동지표 중 경영성과 항목에 대한 평점은 5점 만점에 1.6점이었다. 주가·실적·재무건전성 등 세부 평가항목에서 대부분 최하점을 받았다. 단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약 61%로 KRX300 소속기업(비금융)의 평균치 대비 20%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74.3%로 비교군 대비 준수한 수준이었다.

◇참여도 선방했지만 '2.4점' 불과

평가개선 프로세스·정보접근성 항목에서 한국카본 이사회는 각각 5점 만점에 2점을 획득했다.

한국카본 이사회는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이사회 운영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개별 평가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한국카본 측은 밝혔다. 전반적인 평가개선 프로세스에 개선이 필요했다.

정보접근성 역시 우수하지 않은 편이었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는 공개했지만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DART에 공시된 이사회 활동 내용 역시 간략한 수준에 그쳤다. 별도 공개된 주주환원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보통 수준인 46.7%였다.

참여도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카본 이사회는 5점 만점에 2.4점을 받았다. 6개 공동지표 중 가장 높은 평점이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점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한국카본 이사회는 총 14번 열려 정기적으로 적정하게 개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사회 개최 일주일 전 구성원들에게 의안을 공지해 의안에 대해 고민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

하지만 소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아 위원회 활동이 일어나지 않은 점이 참여도 평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이 지난해 단 1회만 개최된 사실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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