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DC' 리포트]에이비엘바이오, 넥스트는 이중항체 ADC 내년 본임상 원년⑧자체 항체 탑재한 ADC, 파트너사 주도 임상 순항…이중항체 ADC 3종 확보 총력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20 09:18:35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전문 바이오텍으로 이를 활용한 '이중항체 ADC'를 겨냥한다. 이는 다소 시장의 예상을 비켜가는 선택이다. 삼중 또는 사중항체와 같은 다중항체 신약으로 보폭을 넓히지 않고 차세대 ADC 개발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아직 미개척 분야인 다중항체와 달리 ADC 시장은 '엔허투'의 등장으로 보다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과거 발굴한 단일항체를 탑재시킨 ADC의 글로벌 임상이 순항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7종의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임상 단계까지 올려놓은 저력을 가진만큼 이중항체 ADC 개발에도 자신있다는 판단이다. 부족한 링커-페이로드 기술은 네덜란드 시나픽스나 국내 인투셀 등과 같은 전문 기업으로부터 수혈받았다. 2025년까지 이중항체 ADC 신약 파이프라인 3종을 임상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리가켐과 합작한 단일항체 ADC 글로벌 임상 순항
암을 죽이는 톡신(페이로드), 암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항체 그리고 접합체(링커)라는 ADC 구성요소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보유한 항체 기술력을 강조한다.
링커를 보유한 리가켐바이오와 ROR1 타깃 ADC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개발해 2020년 중국 시스톤 파마슈티컬스(시스톤)에 글로벌 권리를 약 41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저력도 있다. 현재 CS5001(국내 프로젝트명 ABL202)로 불리는 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ROR1 타깃 항체에 리가켐바이오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이 접목돼 탄생했다.
유원규 에이비엘바이오 부사장은 "ROR1은 다른 정상 혈액 세포 대비 림프종 세포에서 19배 가량 증가된다"며 "폐암나 유방암 세포 등 고형암에서도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CS5001의 임상은 혈액암과 고형암에서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2022년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혈액암인 진행성 B세포 림프종과 일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미국과 함께 호주, 중국 등에서 1상이 진행되고 있다.
혈액암 1상 결과는 일부 도출됐다. 이달 9일 시스톤이 미국 혈액암학회(ASH) 2024에서 림프종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이 약 48%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 부사장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참여했던 ADC의 임상이 순항하고 있다는 건 이중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나은 ADC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랩바디 플랫폼으로 발굴한 임상 단계 이중항체 다수 보유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력 핵심은 자체개발 그랩바디 플랫폼이다. 타깃에 따라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 ‘그랩바디-I ’ 등 세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그랩바디-B는 IGF1R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를 추가로 붙여 이중항체를 만든다. 대표적으로 IGF1R에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타깃 항체를 붙여 만든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L301'이 있다. 2022년 초 프랑스 사노피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물질이다.
그랩바디-T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T세포를 더 잘 활성화해 암을 공격하도록 만드는 항체 '4-1BB'를 추가하는 기술이다. 또 그랩바디-I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타깃항체에 T세포 표면에 위치한 LAG3 등과 같은 단백질을 붙잡을 수 있는 면역조절자 항체를 추가해 이중항체를 구성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세 가지 그랩바디 기술을 활용해 공개된 물질 기준 비임상 이상 단계에 접어든 9종의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이 중 7종이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했다.
FDA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은 물질도 5종 있다. 특히 ABL001의 경우 미국 파트너사인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올해 8월 현지에서 환자등록을 마치는 등 전이성 담도암 환자 대상 임상 2/3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링커-페이로드 파트너사로부터 수혈, 이중항체 ADC 개발 본격 시동
이중항체로 두 가지 타깃을 동시에 표적하는 ADC를 만든다면 이론적으로 기존 단일항체 ADC를 능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에이비엘바이오의 판단이다. 암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항체가 하나 더 추가되면 잘못된 위치로 이동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효능 증대와 부작용 감소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쟁력은 어디까지나 항체일 뿐 ADC 개발에 필수적인 링커나 페이로드를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2년새 시나픽스와 인투셀 등 국내외 전문 기업으로부터 링커 기술을 확보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3년 9월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먼저 체결했다. 시나픽스는 토모아이소모레이Ⅰ 저해제인 ‘엑사테칸’이 적용된 링커-페이로드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엑사테칸은 1, 2세대 페이로드보다 독성이 약한 3세대 페이로드의 대표주자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10월에는 인투셀의 ADC 개발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실시권에 대한 기술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리가켐바이오 공동창업자였던 박태교 대표가 세운 인투셀은 엑사테칸을 자체 개선한 '넥사테칸'과 이를 항체에 접합하는데 최적화된 링커 플랫폼 '오파스(OHPAS)'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신속한 개발을 위해 이미 예비 독성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이중항체를 ADC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ABL206, ABL209, ABL210이라는 3종의 이중항체 ADC를 확보해 연구 중이며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 부사장은 "비임상이나 임상 이상 단계의 이중항체를 가지고 있다"며 "자사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이중항체 ADC를 구성하는 연구를 수행한지 꽤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3종의 이중항체 ADC의 임상 진입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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