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파·反우시' 훈풍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잔고 10조 시대 전년도 수주액 40% 1월에 달성, 연매출 10% 비중 확보…'캐파=매출' 전략 입증
정새임 기자공개 2025-01-16 08:03:1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파(CAPA)는 곧 매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 통했다. 작년부터 매년 수주 거래액을 경신하면서 2025년 1월이 보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작년 수주의 40%에 육박하는 잭팟을 터트렸다.작년 3월 말 수주잔고가 9조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잔고는 10조원 이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톱 단위로 올라선 명성에 더해 미국의 생물보안법 영향까지 가세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먼저 찾는' 파트너 위상을 거머쥐게 된 결과다.
◇최강자 론자 넘는 캐파, 우량 파트너사 지위 확보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출을 내기 시작한 건 2년 뒤 2013년부터다. 2012년까지만 해도 '제로(0)'였던 매출이 2013년 44억원으로 뛰기 시작하더니 이듬해 2014년 290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CDMO 수주 활동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빅파마보다 작은 글로벌 제약사 위주로 수주를 받아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캐파 확장에 전사적으로 뛰어들면서 공장 규모를 키웠고 설립 10년도 안된 2020년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캐파는 60만4000리터 수준. 올해 완공되는 5공장의 18만리터까지 포함하면 총 78만4000리터다. 세계 1위 CDMO기업인 론자가 78만리터의 캐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최대 수준으로 캐파 사업자로 도약한 셈이다.
캐파와 품질로 글로벌 레코드를 쌓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상은 업계 톱티어였던 론자와 맞먹을 수준이 됐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MSD, 일라이 릴리 등 빅파마들이 주요 고객사로 올랐고 수조원대로 커졌다.
지난해만 조단위 수주액을 연이어 체결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4637억원(10억6000만달러)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0월에는 1조7000억원 CMO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공시기준 총 수주액은 약 5조4035억원이다. 2022년까지 1조원대였던 수주 규모가 2023년 3조5009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이듬해 5조원대를 넘어섰다.
◇1월 유럽 제약사와 2조 빅딜, 작년 수주액 40% 비중
올해는 첫 수주 성과로 2조원대 CMO 계약을 성사시켰다. 유럽 소재 제약사와 2조747억원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 전년도 전체 수주액의 40%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소 물량 기준 수주잔고는 673억3800만달러, 한화 9조8000억원 수준이다. 최대 물량으로 따지면 18조원대다. 이번 2조원대 수주까지 포함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거뜬히 10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아이덴티티였던 '초격차 전략'이 바이오의약품 CMO 분야에서도 성공적으로 실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4공장 준공 후 곧바로 5공장 설립에 착수했고 연이어 6~8공장이 들어설 제2바이오캠퍼스 건립도 진행 중이다.
1~3공장은 풀가동 중이며 4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올해 4월부턴 5공장도 생산에 들어간다. 공격적으로 캐파를 늘린 덕분에 빅파마들의 대규모 물량을 여유있게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영향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직간접적인 수혜로 다가왔다. 생물보안법은 이른바 '반(反) 우시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의 대표 CDMO 기업 우시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들이 우시를 대체할 의약품 CMO 기업을 찾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후보대상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CMO 파트너사를 우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교체하며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혜가 현실화 됐다. ADC CDMO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트랙 레코드를 쌓고 ADC 생산 노하우를 익히는데 이번 협업이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올해 미 의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재추진 된다면 이에 따른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가동을 준비하는 5공장과 ADC까지 더해지며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 규모가 전년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등 지정학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캐파를 늘려 초격차를 실현하려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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