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상반기 모 행사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기회다 싶어 윤 대표에게 향후 성장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당시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성장률이 정체되며 추가적인 성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었다.윤 대표는 차분한 어투로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기다려 달라"는 답변을 건넸다. 더 좋은 대답을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짧게 나눈 대화 만으로도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윤 대표의 말 대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담대에만 의존했던 이자수익을 투자 운용 수익, 플랫폼 수익 등으로 다각화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 가상은행 인가 신청을 마무리하며 디지털은행의 모델을 수익화하는 전례 없는 시도를 이어갔다.
지난 2년 임기 동안 윤 대표는 매년 순익 규모를 경신했다.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담은 밸류업 계획도 발표했다. 연이은 성과에 연임에 대한 명분도 충분히 갖추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윤 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됨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 선정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리더십 교체에 나서야 할 시점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윤 대표는 공동 대표 및 단독 대표 재직 기간을 합하면 약 8년 동안 카카오뱅크의 CEO직을 맡아왔다. 5연임에 성공한다면 10년 이상 은행을 총괄하게 된다.
오랫 동안 CEO였다는 사실 만으로 뛰어난 역량을 가진 리더를 배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에게 책임이 주어지기 마련이다. 얼마 전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또한 외국계 은행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내며 은행의 재건을 이뤘다. 은행권 최고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달성을 주도한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3연임에 성공하자 주주와 경영진들이 맘을 놓았다고 한다.
연임이든 교체든 그전까지 윤 대표는 말을 아끼지 않을까 싶다. 차기 카카오뱅크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2월 중 나올 전망이다. 임추위가 어떤 선택을 하는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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