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애드포러스 스팩합병 선회, 신영증권 '시험대'유일한 심사철회 딜…승인율 100% 이정표 달성 '열쇠'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05 07:55:0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4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드포러스가 신영증권 기업공개(IPO) 파트를 새로운 시험대에 올렸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주관을 맡은 회사들을 철회 없이 상장시키며 확고한 평판을 다져왔다. 애드포러스는 이런 무결점 트랙레코드에 유일하게 흠집을 냈기에 하우스의 주관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무대가 될 전망이다.이번에 신영증권이 던진 묘수는 스팩합병이다. 본래 일반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환경과 심사 기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옵션을 선보였다. 이와 같은 유연함은 두 번이나 공모를 철회했던 자람테크놀로지를 결국에야 상장시킨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링크마인' 플랫폼 개발사 상장 재도전…이번에는 '스팩 합병'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드포러스는 지난 23일 신영해피투모로우제8호스팩과의 합병 상장을 위한 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애드포러스는 온라인, 모바일 광고 전문 애드테크 기업으로 '링크마인'이라는 광고 플랫폼을 개발한 회사다. 이 제품은 광고주가 저비용으로 광고 노출도를 극대화할 수 있어 각광을 받았다.
애드포러스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는 지난 2023년 4월 신영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낙점해 코스닥 일반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7개월 가까이 심사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면서 철회를 결정, 이후 스팩합병으로 상장 트랙을 변경해 지난 23일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모 완주가 가능한 펀더멘탈을 갖췄음에도 우회 상장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가 2023년 예심을 청구하던 당시 제출했던 2022년 별도 재무제표 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1억, 4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기에 예심을 청구했던 함파트너스, 드림인사이트 등 피어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수익성이었다.
다만 이후 실적이 다소 주춤하면서 다시 한번 일반 상장 트랙을 활용하기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애드포러스의 매출은 32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1억원으로 개선되긴 했으나 2022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애드테크의 경우 개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섹터라 심사 당국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요구하는 경향이 짙다. 첫 번째 도전 때와 비교해 거래소의 심사망도 더욱 촘촘해져 스팩 합병을 선택할 유인이 강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에도 스팩 합병을 아예 선택지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가능성을 고민하다가 현 시점에서는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험대 오른 신영증권…'불패행진' 향해 진일보
이번 딜은 신영증권에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동안 상장을 주관한 회사들을 끝까지 완주시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된 평판을 유지해왔으나 2023년 11월 애드포러스가 심사를 철회하면서 무결점 트랙레코드에 처음으로 흠집이 생겼다. 지금까지도 이 회사는 신영증권이 주관한 곳 가운데 유일한 철회 사례로 남아있다.
그렇기에 애드포러스 IPO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를 증시에 입성시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근래 심사 철회 사례가 속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승인율이 높은 하우스일수록 잠재적 상장예비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성공률이 100%에 수렴하는 증권사가 있다면 그것 자체가 압도적인 평판으로 기능할 수 밖에 없다.
재도전까지의 여정이 쉽진 않을 전망이나 2023년 자람테크놀로지를 상장시켰던 경험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2022년 9월 말 예심 승인을 받은 뒤 그해 10월과 11월, 혹독한 시장 환경에 부닥쳐 두 차례나 공모를 철회했다. 딜 클로징까지 난항이 예상됐으나 이듬해까지 차분히 기다렸고 그해 2월 수요예측 흥행을 이끄는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피어그룹으로 거론되던 차이커뮤니케이션이 한국11호스팩과 합병 상장에 성공한 것도 중요한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대표이사를 포함, 주요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설정하는 등 시장 친화적 조치들이 선행됐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는 평이 다수라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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