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트럼프발 관세전쟁]'고율관세' 1차 타깃 피한 한국, K뷰티 산업 수혜 받나1기 중국 관세 상향으로 한국 점유율 확대, ODM 기업 북미 공장 건설도 '기회'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07 07:41:1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자본 시장에 충격을 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전면 관세' 시행을 몇 시간 앞두고 한 달간의 유예 기간을 부과하면서 일단은 한숨을 돌렸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큰 흐름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산업군의 품목뿐 아니라 K웨이브(한류)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화장품 등도 무관세 적용 제품이다. 만약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가 부담에 따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여러 각도로 계산기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정책은 없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경영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는 분위기다.

◇2012년 한미 FTA 이후 공산품 무관세, 보편관세 부과시 경쟁력 악화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후 트럼프 1기 정부때인 2018년 한차례 재개정됐다. 개정된 협정은 2019년 1월 1일 발효됐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2012년부터 한국산 라면과 화장품은 미국 수출 시 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이 협정을 통해 미국에 수출되는 공산품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됐는데 화장품은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관세 압박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10%의 추과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시행 몇 시간 전 유예 기간을 줬고 중국과는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1차 타깃이 되지는 않았지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그 이후의 타깃은 유럽연합(EU)이다.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지만 미 정부가 기존의 무역 협정과 수출 통제 제도, 환율 정책 등을 4월 1일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조처를 한다고 예고를 했기 때문이다. 무관세 혜택을 누려온 수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는 당선 후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향후 타깃이 EU인 점 등에서 당장은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나 한국에도 관세 칼날이 들어올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은 최근 K뷰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다. 현지에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기 때문에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도 현지에 공장이 없기 때문에 관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중국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암초를 만나게 된 것이다. 미국 아마존 등 이커머스 등을 통해 사업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은 800달러 이하의 상품은 관세가 면제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규정을 폐지해 소액 상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 경쟁력 약화를 통해 기업 전반의 수익성이 꺾일 수 있다.

◇미국 화장품 점유율 높은 지역 관세 부과, 한국 0% 세율 '기회'

다만 자본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화장품 업계가 받게 될 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1기를 복기하면 미국이 중국산 화장품에 부과한 관세는 '기본 관세 + 301조 추가 관세'로 구성됐다. 중국도 FTA 협정국이기 때문에 공산품이 무관세가 적용됐으나 화장품 (HS코드 3304~)은 301조 추가 관세가 붙은 것이다.

이후 관세가 25%까지 상향됐는데 완제품뿐 아니라 원재료, 포장재 등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에서 중국산 화장품 수입 비중이 줄게 된 배경이었다. 2017년 21%에서 2019년 14%, 2024년에는 9%까지 축소됐다. 관세 부과에 따라 수입이 줄어드니 그 수요가 다른 국가로 이동했다. 미국의 화장품 수입 비중이 2017년 9%에서 2024년 22%까지 확대된 것도 당시 관세 효과였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은 생산 기지와 수출 지역 다변화를 추진했다.

미국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와 멕시코, 한국이 0%, 중국이 25%다. 현재 미국 화장품 수입 중 캐나다는 13%로 3위, 중국은 9%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 타깃인 EU 국가 중에서 프랑스가 17%로 2위, 이탈리아가 3위다. 만약 다음 타깃까지 관세가 부과되면 결과적으로 화장품 관세율은 한국이 0%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의 경우 현지에서 생산되는 비중은 10% 이하다. 현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결국 미국 수출국 중 관세가 낮은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최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OEM/ODM 기업이 북미에 공장을 짓는 등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서는 것도 화장품 산업의 트럼프 집권 리스크를 낮추는 요소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캐나다·중국·멕시코 관세 부과는 한국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콜마의 경우 최근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미국 생산 문의 증가 추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