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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회사채 노크 고려아연, 미래에셋에 '보은 주관' 맡길까공개매수·증자 추진 과정서 고초…KB증권 움직임도 주목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10 08:06:2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오랜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 깜짝 복귀를 알리면서 국내 유수의 증권사 IB들도 분주해졌다. 고려아연이 국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는 것은 15년 만의 일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공모채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워낙 긴밀하게 준비되었던 만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발행 자체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고려아연 주관사 자리를 얻기 위해 앞다퉈 영업전선에 나설 예정이다. 발행 시점까지는 시일이 남아있는 만큼 대표 주관사로 어떤 곳들이 포함될 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전체 규모 최대 7000억까지 고려, 3월 발행 목표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대 7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공모채 발행은 이사회 의결 사항인 만큼 근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 예정이며 3월에는 공모채를 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발행규모가 큰 만큼 고려아연의 공모채 파트너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공모채 대표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이 거론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측에서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외에도 KB증권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과 신뢰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를 담당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손을 내민 곳이다. 당시 KB증권 역시 공개매수 사무 취급자로 함께 했다. 다만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이후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모두 담당하면서 이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를 거쳤는지 현장검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KB증권도 공동 모집주선회사였기에 함께 검사를 받았다. 유상증자가 무산되고 금감원 조사를 받았음에도 고려아연과 이들 증권사와의 관계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목표로 하는 공모채 조달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독으로 주관사를 부여하기 보다는 복수의 증권사를 쓸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결국 각 사의 영업력에 따라 대표 주관사 자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주관 경쟁 돌입, 고려아연과 연결고리 찾기에 분주

이번 발행은 한국신용평가가 회사채 본평가 결과를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양사는 각각 'AA+, 하향검토', 'AA+, 부정적'으로 전망을 변경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어도 고려아연은 AA+ 등급의 우량 기업이다. 경영권 분쟁 이전까지만 해도 자본시장을 찾지 않는 발행사기도 해서 국내 증권사와의 접점이 크지 않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주기적으로 자본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큰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관계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다수의 증권사들은 공모채 발행 소식에 앞다퉈 영업전선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채 발행 소식을 뒤늦게 알았는데 당장 고려아연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로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곳이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당시 메리츠증권은 1조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최윤범 회장 측 백기사인 베인캐피탈(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에 3685억원의 차입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려아연 기업어음(CP) 2000억원을 인수해주기도 했다. 하나증권은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으로 고려아연과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만 고려아연 공모채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고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다. 등급이 아무리 우수해도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는 이슈가 많은 채권을 담는 게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포트폴리오에 담더라도 이후 이슈가 생길 때마다 보고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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