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사업구조 다각화]또 다른 수직 계열화…'부동산개발·로봇주차' 시너지는②정대현 부회장 주도한 '수직 계열화 2.0' 윤곽…'따로 또 같이' 성공할까
박완준 기자공개 2025-02-21 09:12:27
[편집자주]
최근 몇 년간 시멘트사들의 화두는 사업 다각화였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시멘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표그룹도 급변하는 산업 전환 패러다임 속에서 부동산 개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삼표그룹의 사업구조 전환은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삼표그룹의 사업구조 전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략 및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직 계열화 전략을 택했다. 전·후방 산업을 담당하는 각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특정 사업군에 집중해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존재감을 키우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녔다.삼표그룹도 수직 계열화 전략을 택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5년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인수를 통해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써 업계 최초로 콘크리트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삼표그룹이 경쟁사보다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몸집이 커진 배경이다.
다만 수직 계열화가 언제나 정답은 아니다. 주력 사업이 불황에 빠질 시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으며 경영 악화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이에 삼표그룹은 또 다른 수직 계열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부동산개발과 로봇주차 사업을 그룹 외부로 배치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너지도 누릴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했다.
◇'수직 계열화 2.0'…사업 다각화 핵심은 '개인회사'
삼표그룹은 주력 사업인 건설소재 밸류체인과 연결된 신사업 확장 전략을 택했다. 건설소재 사업의 전방산업인 부동산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여기에 로봇주차 시스템까지 공급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모색에 힘을 쏟았다. 그룹 전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마켓 리더로 자리 잡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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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신사업은 모두 오너 3세 정대현 부회장이 총괄한다. 부동산개발 사업의 중심에는 오너일가 회사인 에스피에스테이트가 있다.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부동산 임대부터 개발, 공급의 사업목적을 갖고 있다.
에스피에스테이트는 오너일가 개인회사다. 정도원 회장이 지분 50.51%를 가지고 있다. 이어 정 부회장(25%)과 누나들인 정지선씨(9.5%), 정지윤씨(14.99%)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 보유 중이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 주축은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다. 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삼표산업이 지분 95%를 보유한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를 시행사로 넣어 부동산개발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강화했다.
로봇주차 사업도 정 부회장이 지분 60%를 보유한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중심이다. 이 회사는 2022년 정 부회장이 직접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한 셈페르엠(지분 40%)과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된 곳이다. 삼표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동일인 측이 아닌 외부 업체와 손을 잡은 첫 사례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개인회사를 출범해 신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표그룹과 연결되지 않는 개인회사를 새로 설립해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호거래를 통해 개인회사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향후 주식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사 신주를 취득해 승계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의 후계자가 신사업 확장에 개인회사를 이용하는 것은 보편적인 승계 전략"이라며 "그룹과 개인회사의 내부거래를 늘려 기업가치를 높여 자금 조달에 용이하며, 경영권 세습의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로봇주차 '시너지'…매출 다각화 '목표'
정 부회장은 부동산개발과 로봇주차 사업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 지은 건물에 로봇주차 시스템을 넣어 새로운 일감을 수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로봇주차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장악력을 키우는 전략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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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대차그룹은 삼표그룹보다 먼저 로봇주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품계열사 현대위아는 2020년부터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인 지무테크놀로지와 협력해 지난해 로봇주차 기술을 이전받았다. 이에 현대위아는 올 4월부터 기존 위탁제조(OEM)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생산을 시작해 울산 전기차 공장에 납품할 계획이다.
삼표그룹도 에스피앤모빌리티가 김포에 구축한 로봇주차 시스템 자체 생산 시설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기존 기계식 주차 시스템과 달리 좁은 공간에서도 수직 및 수평 이동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주차 대수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특히 삼표그룹의 로봇주차 시스템은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할 수 있어 부동산개발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로봇주차 시스템은 주차장 구축에 대한 추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건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로봇주차 사업은 현대차그룹과 삼표그룹이 선두주자로 꼽힌다"며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로봇주차 시장 규모를 키우고, 관련 규제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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