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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전기차 생크션 리스크]HL만도, 멕시코 공장 증설 '자충수' 될까멕시코 공장 증설에 2450억 투자 단행…늘어난 CAPEX에 현금흐름 '악화'

박완준 기자공개 2025-02-11 07:28:49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전기차 산업 생크션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산업에 맞춰 국내외 투자를 확대했던 우리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2.0 시대 제재 대상에 오른 전기차와 배터리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한 달 유예했다.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국내 기업들은 한숨 돌린 모습이다. 하지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2003년 북미에 본격 진출한 자동차 부품사 HL만도의 고민도 깊다. 2015년까지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멕시코에 현지 거점을 구축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발맞춰 멕시코에 두 번째 공장까지 증축했다. HL만도가 트럼프 대통령이 개막한 관세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대규모 투자한 멕시코, 관세 전쟁에 흑자 전환 '빨간불'

HL만도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거점 확보에 나선 곳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서며 20%에 불과했던 해외생산 비중을 2018년 이후 70% 수준으로 키웠다. 현대차그룹과 거래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현지 생산과 판매 강화를 통해 북미 완성차 업체에 대한 매출도 꾸준히 늘렸다.

HL만도는 꾸준히 신규 고객사를 늘리며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2021년 사상 첫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한 뒤 2022년 7조5162억원, 2023년 8조3931억원으로 실적을 경신해 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00억원 초반대에서 3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3%에 그친 탓에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이 부진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HL만도는 2023년 멕시코 코아우알라주에 1억8530만달러(약 2451억원)를 투자해 두 번째 공장 증축을 결정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2월 완공해 일부 가동, 현지 고객사 납품을 단행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산 전망에 발맞춰 인건비와 물류비를 줄여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HL만도는 멕시코 법인의 흑자 전환이 절실했다. 실제 멕시코 법인은 2023년 순손실 16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53억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순손실에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부채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HL만도 멕시코 법인의 부채는 2023년 363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4085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337%에서 370%로 급증했다.

멕시코 내 공장 증설을 마친 HL만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익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설비투자를 단행했는데 손실과 부채만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유예 기간 후 추가 관세가 확정될 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HL만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다양한 방향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며 "멕시코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생산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유연한 대응을 꾀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다"고 말했다.

◇재무 부담 확대…멕시코 투자 '자충수' 될까

HL만도는 대규모 투자에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멕시코 투자를 단행하면서 늘어난 자본적지출(CAPEX)에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특히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1조7091억원에 도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HL만도의 현금흐름은 2022년을 기점으로 악화됐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5268억원을 실현하며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매출채권이 늘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마이너스(-) 1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CAPEX가 약 1300억원 늘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4335억원으로 집계됐다.

멕시코 투자는 2023년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HL만도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줄이며 운전자본투자 규모를 2022년보다 4442억원 줄인 960억원 실현하면서 NCF를 429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CAPEX로 4125억원을 투자해 FCF(-254억원)는 적자를 지속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NCF가 2023년 대비 2940억원 줄어든 246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FCF는 마이너스(-) 421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커졌다. 3년 연속 여윳돈으로 쌓을 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총차입금도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284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2023년 641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5758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순차입금은 1조709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166.4%, 34.4%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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