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경영권 노리는 F&F, IPO 원하는 속내는 우선매수권 행사보다 구주매출 지분 인수가 유리, 차등분배도 염두 가능성
감병근 기자공개 2025-03-05 08:16:2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3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테일러메이드 인수 펀드의 핵심 출자자(LP)인 패션업체 F&F는 엑시트 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선호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매각보다 IPO가 유리한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 엑시트를 위한 금융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자문사와 논의를 거쳐 연내 매각과 IPO 중 유리한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계획이다.
F&F는 센트로이드의 이러한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연내 매각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도 발송했다. F&F는 센트로이드와 계약을 통해 매각, IPO 등 테일러메이드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사전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공문에서 F&F는 연내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로 시간을 두고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후 IPO를 통해 엑시트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F&F가 엑시트 방안으로 매각 대신 IPO를 제안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일반적으로 반영된다. F&F가 재무적 이익 극대화를 노린다면 IPO보다 매각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번 제안은 F&F가 재무적 이익보다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F&F 입장에서 보면 매각보다는 IPO가 이뤄지는 것이 경영권 확보에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IPO가 이뤄지면 테일러메이드 엑시트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우선 추진될 전망이다. 구주매출은 장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시가에 주식을 매도하는 탓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될 수 없다.
이후 블록딜을 통해 후속 지분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큰데 이 역시 대부분 할인율이 적용된다. IPO에 특별히 높은 기업가치가 적용되지 않는 이상 매각 대비 회수할 수 있는 투자금은 적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F&F 입장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구주매출 등으로 나온 지분을 매입하면 매각이 추진됐을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적은 자금으로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IPO를 통해 F&F가 장기간 테일러메이드 인수 에퀴티펀드의 LP로 남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주매출로 에퀴티펀드 내 다른 LP들을 엑시트 시키고 자신만 계속 LP로 남는 방안이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에퀴티펀드 정관에는 LP 전원 동의 하에 이러한 차등분배 형태의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활용된 선순위 대출은 회사의 차입금으로 편입된 상태다. 따라서 구주매출이 2조원 안팎 수준으로만 이뤄지더라도 약 5000억원 규모의 중순위 메자닌 펀드를 청산하고 F&F를 제외한 에퀴티펀드 LP의 안정적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에퀴티펀드의 지분 57.2%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LP들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F&F가 지분을 팔지 않는 이상 해당 펀드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방안이 이뤄지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행사하는 펀드의 단일 LP인 F&F는 펀드 만기를 연장하며 GP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단일 LP라는 지위를 활용하면 다음 GP와는 이번보다 더욱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F&F가 IPO를 선호하는 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다른 LP들이 현금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매각 대신 IPO를 선호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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