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Change]KT&G '2인 사내이사' 체제의 의미과거 1~3인까지, 대표이사 교체 시마다 달라져…복수 이사, 지배구조 안정성 '한몫'
김현정 기자공개 2025-03-04 08:11:31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Board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07시2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다시 2인 사내이사 체제로 돌아간다. KT&G는 과거 민영진 대표이사 시절만 해도 사장 혼자 사내이사에 올라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였는데 백복인 전 사장 체제 당시 2인 사내이사 체제를 도입했었다. 방경만 사장 역시 일 년 간의 적응기간을 끝내고 이상학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참여시킨다.사내이사가 추가되면 이사회에서 CEO 편에 서는 인원이 추가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사외이사 비중이 압도하는 상황이라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복수의 사내이사를 꾸릴 시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유고 상황을 대비하는 효과가 있고 CEO 승계 교육에도 보탬이 된다. 과도한 사내이사 구성이 아니라면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효과적인 장치가 되는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내달 26일 3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이 밖에 손관수·이지희 사외이사 재선임 건도 함께 다룬다.
2025년 KT&G의 새 이사회 구성은 기존 멤버에 이 수석부사장만 추가된다. 작년의 경우 방 사장 1인 사내이사에 김명철·고윤성·곽상욱·손동환·손관수·이지희 사외이사 6명까지 합쳐 모두 7명의 이사진으로 꾸려졌다. 여기에 사내이사 1명이 더해지면서 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사외이사 6인, 총 8명 체제로 확대된다.
이 수석부사장은 KT&G 총괄부문장으로 과거 지속경영본부장, 경영정책실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전략 및 경영정책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KT&G의 성장 모멘텀을 창출해온 전략 전문가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평가된다.

KT&G의 사내이사 구성은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달라졌다. 2004년 곽영균 사장 체제에서는 당시 이광열 마케팅본부장과 민영진 해외사업본부장 등 3명의 사내이사 체제로 꾸려졌다. 2006년에는 이런 복수 사내이사 체제가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권 공격에 든든한 방어막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 민영진 사장 체제에서는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민 전 사장이 대표이사로 자리했던 5년 6개월여간 내내 홀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당시 이사회 인원의 30% 정도를 사내이사로 구성한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와 비교해 KT&G의 이사회가 민 사장 독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그러다 2015년 10월 백복인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나서부터는 2인 사내이사 체제로 갔다. 2021년 3월까지 5년 동안은 김흥렬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백 전 사장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했고 이후부터 작년 3월까지는 방경만 당시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작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방 사장은 1년간의 적응기간을 끝내고 올 3월부터 이 수석부사장까지 함께 이사회에 참여토록 했다. 앞으로 별 이슈가 없다면 방 사장 체제 안에서는 2인 사내이사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사내이사가 한 명 더 이사회에 입성하면 이사회 내 CEO 편에 서는 인원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KT&G와 같이 사외이사 비중이 압도하는 상황이라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복수의 사내이사 체제에서는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유고 상황 발생 시 이를 빠르게 대비할 수 있다. 회사가 어수선한 상황에 빠졌을 때 직무대행자가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려면 그룹 돌아가는 사정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핵심 경영진의 이사회 참여는 좋은 컨틴전시 플랜이 되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경영자 승계 및 교육이란 기능에서도 이사회 참여가 큰 역할을 한다.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그룹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예산·인수합병 등을 승인한다. 핵심 경영진의 이사회 참여는 여러 승계 프로그램보다 확실한 경영 공부의 시간이 된다. 전임 대표이사였던 민영진 전 사장과 현재 방 사장 모두 부사장 시절 사내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그룹의 굵직한 사안을 논의했었다. 대표이사가 됐을 때 해당 경험들이 좋은 밑거름이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과도한 사내이사 구성이 아니라면 복수의 사내이사 체제는 지배구조 안정성을 돕는 기능을 한다. 특히 KT&G에 작년부터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공격이 있는 만큼 추가 사내이사 선임은 이에 대한 방어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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