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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선제적 조치' MBK, '제2의 티메프' 방지 노렸나자금 미스매칭 대비, 대규모 할인 행사로 회생 직전 현금 확보 노력

남준우 기자공개 2025-03-06 08:10:34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1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제2의 티메프 사태'를 우려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회생절차 진입 전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회생절차 기간 동안 부동산 유동화를 주축으로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거래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들도 상환 유예 등의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울지방회생법원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김광일 부회장을 주축으로 기존 경영진이 경영을 이어간다.

MBK는 최근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이 A30에서 A3-로 하향조정된 이후 추후 예정된 차환 등의 스케쥴이 꼬일 것을 염려해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직후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D로 한번 더 하향했다.

업계에서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회생신청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현재 재무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시, 수개월 이내에 지급불능 등 자금부족 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진행하는 회생절차다.

홈플러스의 경우 현재 정상영업 중이며 아직까지 대금결제 등에 대한 문제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신용등급 하락을 기점으로 오는 5월경에는 자금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결정 당일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도 함께 발령했다. 정상영업을 계속하기 위함이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상거래 대금지급, 가맹점주에 대한 대금지급, 직원급여 지급 등을 정상 이행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결정을 보면서 MBK가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절차를 밟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거래채권은 정상적으로 대금 지급 등을 이어가야 하지만, 일부 매입채무나 매출채권은 상환 유예를 받을 수도 있다.

티메프의 경우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흐름이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다. 소비자로부터 받아야하는 대금, 즉 매출채권은 제때 회수하지 못했다. 반대로 상품 구매를 위한 외상, 즉 매입채무는 증가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이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자금 압박이 심해졌다.

MBK는 회생 기간 동안 홈플러스가 최대한 많은 현금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전망이다. 2020년 6717억원에 달했던 홈플러스의 EBITDA는 2024년 2721억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MBK는 부동산 유동화를 핵심으로 현금 확보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차입을 통한 상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될 수밖에 없는 방안이다. 이미 2015년 10월 이후부터 자산 유동화한 점포만 15여 곳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최근 진행한 대규모 할인 행사 역시 현금 확보를 위한 자구책이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2월 28일부터 3월 13일까지 대규모 할인 이벤트인 '홈플런 is BACK'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대규모 할인 행사는 통상적으로 유통사들이 빠른 기간 안에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2023년 1분기 진행한 '쓱데이' 할인 행사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하루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적도 있다. 이때 별도기준으로 1분기 매출 4조2030억원, 영업이익 932억원을 기록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의 선제적 구조조정 신청을 한 것은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도 존재한다"며 "이 기간 동안 부동산 유동화와 더불어 할인 행사, 상환 유예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최대한 현금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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