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붕어빵식 론칭 지양…TIMEFOLIO 정체성 우선"김남의 타임폴리오 ETF본부장 "주식에 미친 사람들이 자산…'공부하는 운용사'로 보수 값할 것"
구혜린 기자공개 2025-03-17 14:10:2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아크인베스트먼트도 펀드가 7~8개 밖에 없다. 소수의 펀드를 잘 운용해서 사이즈(AUM)를 늘려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커버드콜이 잘 된다',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뜬다' 이렇게 남들 하는 걸 다 따라가면 우리만의 엣지가 없지 않겠나. 우리는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선수들이고 이 철학을 지켜가면서 커나가고 싶다."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 본부장(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올해 본부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진출한 2021년 하우스에 합류해 올해 본부장 3년차를 맞는다. 액티브 ETF만을 고집하고 있는 운용사 중 유일하게 AUM 1조원을 돌파하면서 타임폴리오와 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올해 어떤 상품 론칭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규 ETF를 상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응수했다. 현재 타임폴리오의 ETF는 고작 13개. 붕어빵 굽듯 ETF를 만들기보다 운용중인 상품의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그의 말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마침 투자자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별명은 캐시우드(Catherine Wood)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를 본 딴 한국의 '돈나무 언니'다.

◇왜 '타임폴리오=액티브ETF'인가
김남의 본부장의 경력은 시작부터 ETF다. 막연히 '금융권에 취업하겠다'는 꿈을 품었던 취업준비생 시절, 우연히 접한 배재규 부장(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의 "삼성이 ETF 인력을 뽑으니 와 보라"는 제안이 시작이었다. SSAT 등을 열심히 준비한 끝에 2007년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 신입으로 배정받았다. KODEX ETF가 상품이 10개도 안 됐던 시절이었다.
9년간 시장 개척자로 일하던 그는 외도를 한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로 이동해 패시브로 굴리는 수십조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그는 스스로를 '종목 공부해서 매매하는 사람보다 인덱스펀드 잘 운용하는 사람'이라고 일컫는다. 룰에 맞춰 꼼꼼하게, 안정지향적으로 운용하는 성향과 대형 기금을 운용하며 접하는 각종 기회라는 요소는 어디보다 좋은 일자리였음을 짐작케 한다.
그런 그가 '타임폴리오에 가보자'라는 결심을 굳힌 이유는 '타임폴리오=액티브 ETF'라는 포인트 때문이다. ETF라는 상품 자체에 대한 경험이 농후한 그가 보기에 타임폴리오가 가진 자산들이 액티브ETF와 너무 잘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는 "주식에 미친 선수들이 모여있는 하우스에서 액티브ETF를 한다고 하니 내 노하우를 잘 녹여낼 수만 있으면 승산이 있겠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타임폴리오의 구조는 여타 자산운용사와 다르다. 우선 인하우스 리서처가 없다. 모든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리서처다. 그리고 그들이 분석한 국내외 시장 동향, 눈여겨보는 종목은 헤지운용본부 내에서만 공유되는 게 아닌 ETF본부와도 모두 공유된다. 매매 결정은 별개이지만 하우스 시각은 공유한다는 의미다. 타임폴리오의 멀티에셋 헤지펀드는 국내외 주식 롱숏을 구사해 준수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침회의 시간은 가장 인사이트가 넘치는 장이다. 김남의 본부장은 "싱가포르 본부까지 포함해서 약 20여명의 전사 매니저가 참석해 매일 아침마다 회의를 한다"며 "본인들이 공부하고 있는 종목 얘기, 국내외 시장 현황 분석 등을 공유하다보니 인하우스 리서치가 따로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빠르게 시장 트렌드를 쫒아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ETF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은 큰 자산이다. 본부 총원은 김 본부장을 포함해 6명. 이 중 한 명은 한화자산운용 ETF를 운용하던 김남호 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ETF는 고유의 생태계가 있어 기존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던 인력들이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완전 액티브만 고집해도, 완전 ETF만 고집해도 안 되고 잘 버무려서 그 발란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과작 하우스'의 올해 테마 '공부하는 ETF'
오는 25일에는 타임폴리오의 첫 채권형 ETF(TIMEFOLIO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가 상장한다. 타임폴리오 나스닥100액티브와 국내 단기채를 50대 50 비중으로 혼합한 이 상품은 13개 ETF 라인업이 채우지 못한 빈 공간을 채웠다. 나스닥100액티브를 연금계좌에 최대치로 담고 싶지만 '안전자산 30% 룰' 때문에 투자를 못했던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다음 타자는 '배당+성장성'을 조화롭게 반영한 해외주식형 상품이다. 혁신 산업도 발굴 중이지만, 테마형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어 보였다. 그는 "AI 만큼 튀는 테마가 없고 테마는 아직 눈에 잘 안 들어온다"라며 "양자, 로봇 등 어지간한 테마는 기존 AI 상품에 녹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세한 테마로 추가 상품을 내기보다 기존 상품에 트렌드를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주식형 상품은 올해 출시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 시장 기대수익률이 낮아 국내나 중국에 집중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타임폴리오 ETF는 해외보다 국내 상품이 많은데 곧 역전될 예정이다. 그는 "어차피 (해외장을 선택하는) 투자자는 단기로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은 여전히 중요하고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이므로 꾸준히 매수하면 될 것"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기존 상품 수익률 제고, 마케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는 레코드가 많이 쌓였으니 마케팅에도 역량을 집중해보려 한다"라며 "사실 그간 홍보라는 걸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텔레그램 소통 채널을 개설한 것도 이 작업의 일환이다. 시장 동향과 포트폴리오 등락 현황, 리벨런싱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한다. 홈페이지도 개편 중에 있다.
1조원 돌파는 너무 낮은 목표치가 아니였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운용사들 중 액티브 ETF 운용 규모 순위에서 타임폴리오는 10위 안에 들었다. 종합자산운용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김남의 본부장은 "이제서야 말 할 수 있지만, 지난해 시작할 때 목표가 AUM 5000억원이었다"라며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단순한 규모의 확대보다 ETF 시장 내 가장 경쟁력 있는 액티브 운용사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며 "투자 성과로 얘기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의 본부 테마는 '공부하는 운용사', '공부하는 ETF'인데 투자자를 대신해 공부한다는 의미"라며 "남들보다 비싼 보수를 받는 만큼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결국 예상대로…다올증권 황준호 대표 연임 가닥
- [유증&디테일]뉴로메카, CB 조달 3개월만에 DN솔루션즈 자금 수혈
- [이사회 모니터]'SKC 재무통' 유지한 아이에스시 대표, 보드멤버 진입
- 하나운용 청사진, 하나금융 연금사업 '엔진' 맡는다
- [HMM 밸류업 점검]대규모 주주환원 예고, 정례화 '2030년'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기반 확실한'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김동선 입지는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지주사 전환위한 숙제 '한화오션' 지분 정리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지배구조 개편 가늠자 한화에너지 IPO '구주매출'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넘어야 할 산 '중복상장' 논란
- [i-point]제이엘케이, 신경외과 전문의 서울대병원 고은정 교수 영입
구혜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interview]"붕어빵식 론칭 지양…TIMEFOLIO 정체성 우선"
- 루키 우영운용, 글로벌펀드 설정 '야심'
- [thebell note]거래소의 ETF '언행불일치'
- [교보악사운용은 지금]7년만에 ETF 시장 재진출…라인업 확보 필수불가결
- 신세계그룹, '하남 스타필드' 유동화 방식 변경 추진
- [교보악사운용은 지금]조휘성 대표 역점사업 'OCIO'에 쏠리는 눈
- 한텍 IPO 청약, 공모주 운용사 '장기 락업' 던졌다
- 새 격전지 'TDF'…한투운용 vs 미래에셋운용
- [교보악사운용은 지금]교보생명 '비보험 수익 늘리기', 운용사 독립으로 풀까
- [교보악사운용은 지금]JV 해체 흐름, 시너지 유명무실…'교보운용' 전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