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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A3-' 등급 CP시장 소화…힘잃는 회생 논리하향 당일 동일등급 웰컴크레디라인 조달 사례 나와

백승룡 기자공개 2025-03-17 07:39:32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5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이 A3-로 강등되면서 불가피하게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는 MBK파트너스의 주장과 달리 지난달 말까지 A3- 등급의 기업어음(CP)은 발행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A3- 등급으로도 얼마든지 차환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MBK파트너스가 경영실패의 책임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CP 시장에서 웰컴크레디라인이 5차례에 걸쳐 총 330억원의 단기자금을 조달했다. 한때 대부업을 영위했던 웰컴크레디라인의 단기 신용등급은 A3-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던 당시의 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로부터 단기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되자, 이달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측은 갑작스러운 기업 회생절차 결정을 두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신용등급 A3-는 회사채 신용등급 'BBB-'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투자등급의 마지노선이다. 등급이 1노치(notch)만 더 하락하게 되면 투기등급인 B+로 떨어지게 돼 실질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만, A3- 등급 자체는 기업회생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자본시장 전반의 평가다.

한 증권사 임원은 “신용등급 체계에서 A3+~A3- 등급은 자체 현금흐름은 좋지 않지만 보유 자산 등을 매각하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등급이라는 의미”라며 “엄연히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돼 있는 등급인 만큼 시장성 조달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인데도 기업회생이라는 방식을 택해 시장의 충격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A3- 등급인 웰컴크레디라인은 지난달 28일까지도 △3개월물 50억원 △6개월물 50억원 등 100억원의 CP를 조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날 홈플러스가 A3- 등급을 받고 기업회생 신청을 결정한 와중에도 시장에선 동일 등급의 자금조달이 문제없이 이뤄졌던 셈이다.

CJ 4D플렉스도 100억원(CP), 폴라리스쉬핑도 120억원(전자단기사채)의 자금을 지난해 조달해 만기가 남아있는 상태다. 에이캐피탈도 CP 170억원, 전자단기사채 30억원 등 200억원의 롤오버 물량이 있다. 이들 모두 홈플러스와 동일한 A3- 등급이다. 홈플러스보다 등급이 2노치 낮은 두산건설(B)도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 724억원, CP 509억원 등 시장에서 1233억원의 롤오버 물량을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사례도 회자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20년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한 두산에너빌리티는 A3- 등급으로 2021년 한 해에만 총 2조4362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차환 물량 제외하고 롤오버 물량만 1조원 안팎에 달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 각각 5000억원 규모의 CP 발행을 주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A3- 등급으로도 시장성 조달이 가능하다는 사례는 충분히 많고, 웰컴크레디라인처럼 불과 지난달 말까지도 조달이 이뤄져 왔다”며 “관건은 A3- 등급으로 낮아지는 만큼 투심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만한 담보나 증자 등의 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에서는 이런 노력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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