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지금]'닥터지'로 그려낸 성장 곡선, 3000억 시대 향한다①10년간 매출 CAGR 34.5% 기록, 재성장 궤도 진입 속 수익성 관리 과제
정유현 기자공개 2025-04-29 08:35:40
[편집자주]
피부과에서 시작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대표 브랜드인 '닥터지'는 의약품과 화장품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시장 대중화의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유통과 브랜딩을 통해 확장성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최근 로레알그룹에 인수되면서 또 한 번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성장 과정과 재무 상태,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9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주력 브랜드 '닥터지(Dr.G)'는 '피부과 의사가 만든 화장품'이라는 수식어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할 수 있다.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피부 과학에 기초한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화장품을 개발하고 판매한 것이 브랜드의 시작이다.B2C로 유통망을 확장한 결과 1세대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를 제치고 시장 주도 브랜드로 격상됐다. 약 10년간 부침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외형이 역성장한 시기가 없다. 다만 최근 성장 곡선이 다소 완만해지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연매출 2000억원 돌파 목표를 달성한 만큼 신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3000억원 시대를 향한 도약에 나섰다.
◇병원용 전문제품→B2C로 유통망 확장, 10년간 외형 역성장 '無'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창업주는 안건영 박사다. 어린 시절 얼굴에 입은 화상으로 콤플렉스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피부과 전문의가 된 스토리는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1998년 고운세상클리닉을 개원하고 2000년에 법인을 설립했다. 진료 과정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피부 고민을 바탕으로 직접 화장품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닥터지다.
당초 닥터지는 고운세상 피부과 내에서 판매하는 약국 화장품이었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한류열풍이 불면서 해외에서도 '피부과 의사가 만든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와 동남아에 수출을 개시했고 2007년은 홍콩 유명 드러그 스토어인 사사(SASA)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에는 '100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하는 등 K뷰티 1세대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닥터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2010년 이후다. 전문 채널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리포지셔닝한 후 드러그스토어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히며 접근성을 확보했다. 특히 올리브영 등 H&B 채널에서 코스메슈티컬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고, CNP와 함께 'BB크림 열풍'을 이끈 브랜드로도 꼽힌다.
이후 R&D를 기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유통 채널별 맞춤형 패키지 전략으로 점진적 성장을 이어갔다. 2014년 감사보고서 기준 매출은 11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302억 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34.5%에 달한다.
수익성 지표도 뒷받침됐다. 2016년 5억원대 영업손실 이후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1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2%를 상회했다. 단일 브랜드 중심임에도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유지해온 점이 눈에 띈다.
◇군PX 입점 계기로 매출 '퀀텀점프', 수익성 지표 하락 방어 과제
10년간 외형은 꾸준히 우상향했지만 성장 속도와 방향성 측면에선 세 차례의 뚜렷한 전환점을 거쳤다. 첫 번째 시기는 2018년으로 200억원대였던 매출이 900억원대로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매출이 274% 이상 확대되면서 단일 해 기준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두 번째 전환점은 '코로나19' 국면이다. 2019~2020년 매출 증가율은 1.5%에 그쳤지만, 민감성 케어 등 기능성 제품군이 수요를 유지하며 외형 성장을 방어했다. 다만 이익률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반등을 위해 2021년 일본 진출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다. 일본 로프트와 핸즈를 비롯해 플라자, 이온몰 등 8000개 이상 매장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고 온라인 채널에서 블랙 스테일 크림이 인기를 끌었다. 공격적 확장 여파로 2018년부터 이어져온 20%대 영업이익률은 2021년을 시작으로 10%대로 내려앉았다.
세 번째 전환점은 2023년이다. 주요 성장 채널이던 PX에서 핵심 제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안정적인 유통 기반에 균열이 생겼다. 이 시기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화제성을 끌어올리며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회복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설정했던 연매출 2000억 원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2024년에는 PX 재입점과 해외 지역 실적 확대를 기반으로 목표치를 넘어섰고 재성장 궤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향후 과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2024년 영업이익률은 12.86%로 최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질적 성장의 척도로 여겨지는 매출총이익률도 2023년 58.95%에서 2024년 55.94%로 하락했다. 원가 상승과 제품 믹스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판관비율은 44.2%에서 43.1%로 소폭 개선됐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한계가 있었다. 브랜드 인지도와 외형 성장 기반은 확보된 만큼 이익 중심의 성장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운세상코스메틱는 닥터지 단일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뷰티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곳"이라며 "기초 체력은 충분히 갖춘 만큼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재정비와 글로벌 성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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