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2월 11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역업계가 대우인터내셔널(대우인터) M&A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인터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가 경쟁사들의 영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
대우인터는 무역분야에서 명실공히 국내 최고다. 대우인터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8%. 2008년 수출액은 총 10조8160억원, 시장점유율은 약 33%를 기록했다. 업계 2위인 LG상사와의 격차도 15%포인트가 넘는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성과다. 성장세도 꾸준해 2004년 이후 연평균 21.8%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우인터는 다른 종합상사들과 달리 '오너'가 없다. 회사의 전신인 ㈜대우는 지난 99년 기업개선작업(Work-Out) 개시로 캠코를 비롯한 채권단이 주주가 됐다. 대우인터는 2000년 ㈜대우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된 이후 줄곧 캠코의 산하에 놓여 있었다.
오너가 없다는 사실은 일정 부분 '득'이 됐다. 다른 상사들과 달리 모기업이 없는 대우인터는 오히려 브랜드에 상관없이 다양한 제품을 취급할 수 있었다. 즉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전속시장)'으로부터 자유로웠다는 얘기다.
캡티브 마켓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물량 공급처가 없어 이를 확보한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불리한 면이 있다. 그러나 대우인터는 이 점을 역으로 이용, 공격적인 해외 영업으로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2003년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모기업 제품의 단순 수출대행은 매출에 반영되지 않게 됐다. 이때부터 캡티브 마켓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종합상사들이 계열사 물량에서 벗어나 다른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99년부터 독립적으로 자체 수출 라인을 개척해 온 대우인터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너의 부재가 항상 득이 됐던 것은 아니다. 대우인터의 최대주주인 캠코는 공기업의 특성상 신규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나 과감한 신규투자가 필요할 때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주인의 빈 자리가 늘 아쉬웠다.
그런 대우인터가 10년 만에 '새 오너'를 찾는다. 현재까지는 포스코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각 상사들에게 수출 물량을 할당해왔다. 대우인터는 이 중 약 30%를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를 인수하게 될 경우 대우인터는 이제껏 가져본 적 없는 캡티브 마켓을 갖게 된다. 포스코의 물량 전체를 대우인터가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것.
보통 5~10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포스코의 물량이 당장 집중되진 않더라도 신규 물량은 모두 대우인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다른 상사들은 철강 부문에서 포스코로부터 얻을 수 있는 물량을 포기해야 한다.
더욱이 포스코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가 모기업이 되면 그 동안 자금력이 부족했던 대우인터로서는 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대우인터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도 이 점이다.
대우인터 관계자는 "그 동안 투자금이 필요할 때면 은행을 통해 차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며 "만일 포스코에 인수될 경우, 포스코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인 영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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