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교보생명-KB금융, 주식스왑 무산 신창재 회장, 경영권 방어 차원서 타진…금융지주 지분 보유한도 위반 걸림돌 작용

김영수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1-09-16 17:14:53

이 기사는 2011년 09월 16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주식을 KB금융지주 신주와 맞교환하는 형태의 주식스왑(equity swap) 딜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법 상 동일인이 10% 이상의 금융지주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뿐만 아니라, 금융감독 당국이 이같은 우회적인 딜에 난색을 표하면서 거래는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캠코(KAMCO) 등이 공개적으로 교보생명 지분 매각계획을 밝히자, 경영권 위협을 느낀 신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 회장은 KB금융 외에 신한금융지주에도 유사한 구조의 딜을 제안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申회장 KB금융에 주식스왑 타진…"불가능한 딜 구조"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장기적인 경영권 보장을 대가로, 최근 KB금융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33.3%)을 KB금융 신주와 맞교환하는 딜을 추진했다.

KB금융이 신 회장 지분 인수가액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한 후 그 주식을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구주와 맞교환하는 구조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 시 교환비율에 따라 소유하고 있는 자사 주식을 맞교환하는 형태의 주식스왑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주식스왑을 통해 취득한 신 회장의 KB금융 지분율이 1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점이다.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이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해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9월15일 종가 3만7700원 기준)과 교보생명(장외가 25만원 가정)의 주식 교환비율은 약 7:1(현재주가 기준)로, KB금융은 신 회장 지분(689만주) 인수를 위해 5022만주(2511억원, 6월말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13%, 액면가 5000원) 정도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KB금융의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3억8635만주에서 4억3657만주로 늘어, 현 최대주주인 국민은행의 지분율은 기존 11.21%에서 9.92%로 낮아지게 된다. 반면 신 회장의 KB금융 지분율은 11.05%로, 사실상 최대주주가 된다. KB금융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역 M&A를 당할 수 있는 구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교보생명과 주식스왑 딜이 논의됐지만 (동일인보유한도, 유상증자, 주식스왑 등) 딜 프로세스 상 성사되기 힘든 구조였다"며 "추가적으로 우리가 나서서 태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각주체(신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제의를 받은 쪽은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다"며 "신 회장 지분 이외 지분을 매집할 경우 적대적 M&A가 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 당국도 이같은 딜에 난색을 표명했다. 동일인 보유한도에 위배되는 데다 개인 지분과 법인 지분이 맞교환된 주식스왑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도 "주식의 포괄적 이전이나 교환 등은 많이 사용되지만 개인과 법인 간 주식스왑을 통한 M&A 사례는 별로 없다"며 "KB금융과 교보생명의 경우 M&A를 목적으로 한 주식스왑이라기 보다는 신 회장이 구주를 넘기고 그 대가로 KB금융의 신주를 받는 개인과 법인 간 거래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 대우인터·캠코 등 속속 매각 예정...경영권 위협 수준

업계는 이번 거래에 대해 경영권 위협을 느낀 신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들이 속속 매각 계획을 밝히거나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분 매각을 위해 맥쿼리·우리투자증권에 매각자문을 맡겨놓은 상태다.

캠코 역시 내년 12월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운용 시한이 만료되는 만큼 그 이전에 매각을 타진할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을 보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내년 12월 말 기금 운용 시한이 끝나기 때문에 출자 지분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중 장외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9.93%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 동안 백기사였던 코세어와 핀벤처스 등의 사모펀드(PEF)도 엑시트 시점이 내년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대우인터, 캠코, PEF 등의 지분을 모두 매집할 경우 지분율은 49.05%로, 신 회장의 경영권 위협 요인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정황 상 내년이 신 회장에게는 중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차원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