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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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진원지', 지방 → 수도권으로 확대 [금융위기 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②]경남 1.5만 가구로 최대…공급과잉 + 조선 등 지역경제 위축 '이중고'

이상균 기자공개 2018-07-26 08:28:36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11: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의 근심거리인 미분양 사태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심각하다. 가뜩이나 수요가 부족한 시장에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미분양 물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서 그 여파로 집값이 폭락하고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올림픽 후유증 본격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시도별 미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남으로 1만 4955가구를 기록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3000가구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2016년 7월 9737가구를 기록한 것을 기점으로 1만 가구 안팎을 오르내렸다.

잠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만 2000가구 이상 늘어났다. 경남은 지역 내 조선, 철강, 기계 산업의 업황 부진이 덮치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된 지역이다. 경남에 이어 충남(9111가구), 경기(8600가구), 경북(7455가구), 강원(4883가구), 충북(4537가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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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별 미분양 가구 수 추이를 살펴보면 수도권과 지방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수도권은 주택공급이 집중된 시기에 일시적으로 미분양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가 줄어들었다. 공급을 충족시킬만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인천시는 2017년 3월 미분양이 4501가구로 치솟았지만 매달 꾸준히 줄어들어 5월말 기준 1185가구를 기록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의 미분양 가구 수는 2015년 12월말 2만 5937가구에 달했다. 2016년 초부터 2만 가구 아래로 줄어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7월 9560가구로 1만 가구 미만으로 떨어졌고 올해 5월말에는 9000가구 미만이다.

반면 지방은 좀처럼 미분양 가구가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다. 강원도의 미분양 가구는 지난해 7월 2655가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2월에는 4636가구로 전달 대비 2000가구 이상이 늘어난 이후 수개월째 해소가 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주택 건설 붐이 일어났던 곳이다.

◇정부, HUG 앞세워 주택공급 물량 조절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창원시로 6910가구에 달했다. 이어 천안시(3321가구), 청주시(2271가구), 포항시(1996가구), 거제시(1738가구), 원주시(1638가구), 남양주시(1434가구), 김해시(1399가구), 김천시(1373가구), 양산시(1354가구) 순이다. 상위 10개 지역 중 경남이 4곳이나 포함됐다.

미분양 가구 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016년 9월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하고 있다.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은 미분양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 4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시키는 지역이다. 주요 요건은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지역 △당월 미분양 가구 수가 1년간 월평균 미분양 가구 수의 2배 이상인 지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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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지역을 살펴보면 2년 사이에 변화가 상당하다. 미분양 관리지역을 처음으로 공고할 당시에는 수도권이 8곳, 지방이 16곳이었던 반면, 올해 6월 기준으로는 수도권이 4곳, 지방이 20곳이다. 수도권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지방은 오히려 4곳이 늘어났다. 미분양 사태의 핵심은 지방이라는 얘기다.

HUG는 건설사가 미분양 관리지역에 주택을 공급할 경우 부지매입 전 예비심사를 신청해 결과통지를 받은 다음 날부터 매입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만약 예비심사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분양보증(PF보증 포함)을 거절한다. 국내에 공급하는 모든 주택은 HUG의 분양보증을 거쳐야 분양이 가능하다. 보증업무를 앞세워 미분양 관리지역의 공급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HUG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셈"이라며 "10년 전 미분양 사태에 따른 파장이 얼마나 큰 지를 잘 알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미분양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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