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HUG 차입금 앞다퉈 상환...배경은 십수년전 끌어온 융자, 상환 지연에 구설 확대…주식으로 변제 단행
김장환 기자공개 2016-03-25 08:30:03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3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옛 대한주택보증공사)로부터 십 수년 전 끌어온 융자금을 상환하지 않아 구설수에 휩싸였던 건설사들이 지난해 앞다퉈 이를 변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중이던 HUG 주식을 차입금 상환 자금으로 대체하는 방식의 변제가 이뤄지면서 지분 관계도 완전히 끊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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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건설사가 지난해 앞다퉈 대출금 상환에 나선 것은 HUG 측의 요청에 따라서다. HUG는 지난해 주주총회를 거쳐 건설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HUG 주식 약 7466만 주(지분율 11.6%)를 취득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식 취득 비용은 건설사들이 갖고 있는 대출금으로 대체하는 방식의 주식 확보 계획이 이때 수립됐다.
HUG의 이 같은 계획은 주식 확보보다 대출금을 상환받기 위한 목적이 컸다. 건설사들에 풀린 대규모 대출금을 십수년째 회수하지 못하자 다방면에서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 대출금 미수 문제가 지적된 데 이어 국회 등에서도 공적 자금 회수를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건설사들이 HUG로부터 관련 대출을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난 지난 1993년 대한주택보증공사의 전신 주택공제조합 설립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요구에 따라 의무적으로 출자에 나서면서다. 정부는 의무 출자를 단행하는 대신 건설사들에 출자금의 약 80%를 저리의 대출금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짰다. 당시 출자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약 1500개사로 대출금은 1조 원을 넘었다.
이후 대출 조건은 더욱 유리하게 변했다. IMF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주택공제조합을 1999년 대한주택보증공사로 전환하면서 감자가 단행됐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출자금 약 2조 원이 증발했다. 건설교통부는 건설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기존 대출금 이율을 크게 내렸다. 최고 신용등급 건설사의 경우 연 5~6%대 이율을 1~2%대까지 낮춰줬다.
12년 분할상환 방식으로 2002년부터 회수가 계획돼 있었지만 지난해 중순까지도 이는 완료되지 못했다. 건설사들이 과거 감자를 통해 출자금을 모두 날렸다는 점과 건설업 불황 등을 이유로 상환에 반발하고 나선 탓이 컸다. HUG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도 건설사들의 반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대출금 회수 시기는 차일피일 밀렸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아파트 분양 시장의 활황으로 건설사들의 사정이 나아지면서 HUG는 대출금 회수에 팔을 걷어붙였다. HUG는 지난해 중순 건설사들이 보유한 주식과 대출금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남는 대출금은 30년간 분할상환하는 방안,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향후 12년간 원금을 분할상환하는 방안 등 2가지 선택권을 건설사들에 제안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주식으로 대출금을 변제하고 남은 대출금을 분할상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HUG는 건설사들에 풀린 1조 원대 대출금 중 적어도 절반에 가까운 자금을 주식으로나마 단번에 회수하는데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대출금을 가장 많이 갖고 있었던 곳은 현대건설(445억 원)이며 현대산업개발(430억 원), 대우건설(315억 원), 삼성물산(280억 원), 대림산업(20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설사 관계자는 "HUG에서 지난해 대출금 상환 방안에 대한 제안 공문을 관련 건설사들에 발송해왔다"며 "과거 감자 등으로 인해 출자금을 모두 잃었다는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그동안 다방면에서 제기됐던 구설 등을 고려해 주식으로 변제하는 방식의 상환을 서둘러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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